정의화 국회의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되돌아 온 국회법을 다음달 6일 제의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7일까지는 지켜보겠다고 밝혔던데서 일정을 당겨 재의 일정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 221명이 찬성한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하며 3권분립 위배논란을 야기하면서까지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에 단호한 원칙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 의장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다음달 6일 열어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재의에 부치겠다고 30일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헌법, 국회법을 준수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전통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 국회법 개정안 재의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헌법 제53조 제4항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재의에 부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헌법을 준수해야 할 입법부 수장으로서 헌법에 규정된 절차를 밟는 것이 헌법을 수호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며 국회의장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께서 재의를 요구한 이후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히 처리하길 원했다"면서 "저도 여야 지도부를 수차례 만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 일정은 파행을 겪고 있고,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오늘까지도 진전이 없다"면서 "국회법 제77조에 따라 내일 예정된 본회의를 7월 6일로 변경하고, 6일 본회의에서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의 건을 우선 처리하고, 인사안건 2건(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및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선거의 건), 그리고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 전체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 제77조는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의장은 회기 전체 의사일정의 일부를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