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무회의(25일)에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며 원내사령탑에 강한 불만을 터트렸던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와 함께 여당과 유 원내대표에 대해 국정에 비협조적인 데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며 국만심판을 거론하며 유 원내대표 불신임을 드러낸 이후 첫 공식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구나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당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사퇴 공세'에도 '사퇴거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박 대통령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 문제나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아 무언의 압박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미 지난 국무회의에서 분명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 공을 국회로 넘경호는 상태에서 굳이 추가 언급할 필요 대산 무언의 압박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무성 대표나 유 원내대표의 선택과 결단을 기다리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청와대는 당청간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을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 청와대는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공식적인 만남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저쪽(여당)에서 잘 알아서 하는 수순 말고는 특별하게 나올 게 없다"고 전했다.

정쟁의 한가운데 서개된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여당 비판 직후 '여권의 권력지형을 뒤흔들어 집권후반기 국정장악 시도', '유 원내대표를 찍어내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민생이나 경제살리기 관련 발언만 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15분가량 이어진 모두발언을 통해 최대 현안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문제를 비롯해 내수 침체 극복 및 경기 회복 방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제로의 개편, 곧 개막하는 광주유니버시아드 등에 대해 당부와 주문을 쏟아낸 것도 '정쟁'보다는 민생을 챙긴다는 인상을 주기 위헌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