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황교안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공방에 이어 총리 임명동의안을 놓고 또다시 격돌할 전망이다.

12일 황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처리한 새누리당은 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수습 등 국정의 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리인준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황 후보자 인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15일(월) 단독으로라도 본회의 표결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황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이라고 결론짓고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청문인준경과보고서 채택 당시 청문특위에 안건이 상정되자 곧바로 퇴장했었다.

황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 가운데 속시원히 해명된 게 없다면서 '메르스 사태를 틈타 부적격 인사를 총리로 인준을 하겠다는 새누리당의 뜻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회 대정부 질문이 시작되는 18일 전에는 총리 인준 절차를 마쳐야 한다면서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은희 대변인은 "인사 청문회에서 결격 사유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야당의 시간 끌기는 무익하며 소모적인 논쟁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3일 구두논평을 통해 전날 청문보고서 채택 과정에 대해 "국무위원의 수장인 총리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야당이 끝까지 협조하지 않은 것은 매우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는 데 온 국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파적 이해득실을 따져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행위가 될 것"이라며 "이제 인준안 처리를 위해 야당은 본회의 일정에 하루빨리 합의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민현주 원내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메르스 사태와 서민경제 악화로 인한 국민 불안감을 달래고, 컨트롤타워를 조속하게 확립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한 것은 불가피한 결단이었다"며 "야당은 메르스 사태를 진정시키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지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또다시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여당이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을 강행한 것은 의회의 책임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부적격 총리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위한 어떠한 의사 일정에도 원칙적으로 협조할 수 없다는 게 우리 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황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는 문제는 여야가 합의를 통해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주요 검증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청문회를 회피한 황 후보자는 총리로서 자격이 없다"며 "메르스 정국을 틈타 부적격 후보를 마치 아무 일 없듯이 통과시켜주는 것은 안 된다는 강경 기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병역미필과 전관예우 등 여러 의혹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해명된 것이 없다"면서 "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의혹의 딱지는 계속 붙어 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총리 후보 인사청문 절차를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넘어간다면 여당이 '청와대 하명기관'이라는 질타를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성의있는 자료 제출과 국민이 이해할만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단독처리를 시도할 경우 현실적으로 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이 160명으로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총리 인준은 표결시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어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당장 상정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여야가 이번주초 극적 합의를 할 지, 초강경 대치로 치달을 지 주초 정치권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