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뇌물 스캔들로 물러난 이완구 전임 총리에 비해 논란의 여지가 더 많을 수 있는 황교안 법무장관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그러자 불교단체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성명을 내고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이유는 편향된 종교관에 지명되자마자 나라를 바로 잡겠다고 한 다짐에 자신이 과연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법질서확립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통치적 전횡물로 사회적 약자들을 다스리는 수단이 아니라 지배계층들의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고, 적폐를 소탕해 나라의 기본을 민주적으로 세우기 위함이다.

그런데 현 정국상황은 어떠한가? 정치부패 스캔들로 나라가 들썩이고 있고 지난 대선때 국정원과 국방부의 부정선거 시비로 당시 국정원장이 구속되어 있다. 국가기능의 부재로 벌어진 세월호 대참사 와중에도 부패는 끊이지 않았고 오늘도 내일도 연속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으로 추상같은 수사의지로 검찰을 지휘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단죄해야 하는 선봉장이 바로 황교안이었다.

허지만 황교안 지명자는 부정선거 수사에 박차를 가하던 채동욱 검찰총장을 감찰해 쫒아냈으며, 전 국정원장 원세훈등의 부정선거 수사를 방해하며 수사 검사들을 좌천 시키는 폭거를 저질렀다. 법무장관 지명당시에도 병역면제 과정과 로펌에서 떼돈을 벌어 자격시비가 있었지만 변변치 못한 야당이 막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연속적인 인사 시비로 논란 거리를 창조 하는지 이해 하기 어렵다.

여론은 대통령의 고집불통 권위적 통치 형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끄덕도 않는다. 그런 순진한 기대도 하지 말라는 일종의 선전포고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일방독주다. 굳이 지난 정권을 비교하지 않아도 여론을 무시하고 별로 잘하지도 못하는 국가운영에 독선을 부리다 실패한 과거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 실패는 고스란히 서민들 몫이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말 잘듣는 환관정치를 각성하고 황교안의 지명을 철회하고 소통을 바라는 마지막 여론에 부응하기 바란다. 국정목표를 달성하는건 추호의 흔들림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책을 집행하는게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지 무능하고 공정하지 않은 충신들이 혈세를 탕진하게 방치하면서 야당 탓이나 하고 있는 대통령이 계속 고집을 피우며 여론을 무시한다면 대중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