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특혜 지원 외압의혹을 받아온 박범훈 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비서관(67.중앙대 전 총장)이 8일 구속됐다.

검찰은 다음주에는 박 전 수석에게 수억원의 뇌물을 건넨 전 중앙대 법인이사장인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학)는 8일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7·전 중앙대 총장)을 '뇌물 수수' 와 '횡령' 등의 혐의로 8일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에 대해 6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윤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의 소명이 있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3월 비리 사정에 착수한 뒤 처음 구속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2011~2012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중앙대가 본교와 안성캠퍼스 통합, 교지 단일화, 적십자 간호대 인수 등 중앙대가 추진한 역점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달라고 교육부 고위 간부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청와대 재직 시절 중앙대 서울캠퍼스 정원을 사실상 2000명가량 증원해주고 이로 인해 중앙대법인이 얻은 경제적 이익이 1000억 원에 이른다고 적시했다. 

법인이 지출해야 할 교직원들의 4대 보험금을 교비회계에서 빼서 쓴 것도 사립학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 

검찰은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중앙대에 특혜를 준 박 전 수석에게 제공한 두산타워 상가매장 2개(8000만 원)와 공연 협찬금(3000만 원) 등을 받은 것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또 박 전 수석이 중앙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두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자신이 이사장(2008~2012년)으로 있던 뭇소리재단(중앙국악예술협회)에 18억 원을 후원받은 점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계속해 배임수재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 후원금이 박 전 수석이 우리은행의 기부금 100억 원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받을 수 있도록 이면 약정을 맺어준 대가성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 전 이사장은 여러 차례 중앙대의 본교·분교 통합 및 교지 단일화와 관련해 박 전 수석에게 교육부의 승인을 이끌어달라는 e메일을 보냈고, 박 전 수석이 ‘관련 사안은 제가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에 지시해 놨다’는 취지로 답장을 보낸 점에 미뤄 이들 간에 ‘대가성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실제로 외압을 가하지는 않고 e메일만 그렇게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수석은 모그룹에서도 억대의 공연 협찬금을 받아 이 중 상당액을 빼돌린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박 전 수석이 2012년 5월 경기 양평군 중앙국악연수원에서 ‘양평군민을 위한 효(孝) 콘서트’를 열고 협찬금 9500만 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 6가지 범죄 혐의를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뭇소리재단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는 중앙국악관현악단 소속 김영임 명창 등이 출연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엄기영 전 경기문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뭇소리재단과 중앙국악관현악단은 박 전 수석이 실제 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마트와 쇼핑 등 모그룹 계열사 4곳은 공연에 1억6200만 원의 협찬금을 지원했는데, 검찰은 이 중 9500만 원이 박 전 수석의 개인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일단 횡령 혐의를 적용했지만 당시 박 전 수석이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준비위원장에 이어 수석비서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대가성이 확인되면 '뇌물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박 전 수석은 7일 영장실질심사에서 “교육부가 대학 자율화 정책을 적극 수행하도록 독려한 것이지 외압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호송차로 이동하며 “한 사람을 이렇게 오래 수사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