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의 중견 아파트 건설업체인 중흥건설(회장 정창선) 정원주 사장이 2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중흥건설은 자산 총액 5조원이 넘는 호남지역 건설업체로 전국 건설사 중 주택 공급 실적 3위(2012년 기준)에 오른 대형 건설사다.

검찰 주변에서는 중흥건설 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조성한 비자금이 지역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검찰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

검찰은 "호남 출신 야당 정치인들에게 비자금이 유입된 정황은 아직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회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강도를 높여 돈의 사용처를 강도높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채무를 과다 계상하는 분식회계 방법으로 회사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200억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공범인 중흥건설 자금담당 부사장 이모(57)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수사 결과 이씨의 공모 횡령 금액은 162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감사원은 순천 신대지구 조성 과정에서 시행사인 중흥건설의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지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3월 공공용지 부정 변경 외에도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후 중흥건설 본사 등을 2차례 압수 수색했다.

지난 16일과 17일 정 사장과 부친인 정창선(73)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불법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중흥건설은 1983년 2월 중흥주택이란 이름으로 설립돼 1989년 중흥건설로 사명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