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6일 (주)두산 사장을 지낸 이태희 전 중앙대재단 상임이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박 전 수석이 중앙대 본교와 안성분교 합병과정에 교육부에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중앙대와 적십자간호대 합병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뒤 중앙대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에따라 박 전 수석의 비리 관련 조사가 두산그룹 회장을 지낸 박용성 회장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는 이번 주부터 중앙대 이사로 활동한 두산그룹 임원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하면서 박 회장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6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태희 전 두산 사장(63)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사장은 두산그룹이 중앙대 인수 당시 초대 이사회 상임이사로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상임이사직을 사임했다. 원래 임기는 2017년 7월10일까지다.

검찰은 2011년 4월 28일 중앙대 이사장실에서 진행된 이사회 회의록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사장을 상대로 중앙대 본교-안성분교 통합과 적십자 간호전문대 합병 안건처리 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박용성 이사장과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두산 이사회 의장이었던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등이 이사로 참석해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 간호대 합병 문제를 의결했다.

검찰은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 전 수석은 2011∼2012년 중앙대 본·분교 통합과 적십자간호대 인수합병 과정에서 중앙대에 편의가 제공되도록 교육부 등에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중앙대 본·분교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간호대 합병 문제를 의결했다.

박 회장과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두산 이사회 의장이었던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등이 이사회에 이사로 참석했다.

이 전 사장과 이병수 전 두산기계 사장을 포함해 당시 재적 이사 8명 가운데 5명이 두산그룹 측 임원이었다.

당시 이사회는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간호대 합병안'을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당시 안국신 중앙대 총장은 ‘적십자간호대 합병안의 세부 추진과정 일체를 박 회장에게 일임한다’고 제안하자 이사 전원 동의로 위임이 결정됐다.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박 전 수석이 교육부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잡고 있다.

적십자간호대 합병 추진 실무에는 '정원' 문제라는 걸림돌이 있었다. 법령상 전문대였던 적십자간호대를 4년제 종합대와 합병하려면 전문대 입학 정원의 60% 이상을 감축해야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간호대 출범 직전인 2012년 2월 ‘대학설립·운영 규정’을 개정해 정원 예외규정을 신설하면서 이런 제약을 풀어줬고 같은 해 3월 중앙대는 기존 간호대 정원 300명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통합 간호대학을 출범시켰다.

박 전 수석과 두산그룹 박 회장간 유착 의혹 정황도 수사대상이다. 박 전 수석이 두산엔진 사외이사를 맡은 점이나 부인이 정식계약 기간이 아닌 때에 두산타워 상가를 임대 분양받는 등 유착정황이 드러난 상태로 알려졌다. 박 전 수석의 딸이 중앙대 교수로 채용된 것도 이런 정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사장을 시작으로 중앙대 이사로 활동한 두산그룹 임원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가 합병 과정을 위임받아 전권을 행사한 박 회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수석이 교육부에 외압을 행사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이모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교육부 고위 관료 출신인 오모·구모씨 등도 7일부터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이번 주부터 이사회 핵심 역할을 한 재단 상임이사와 사무처 책임자를 소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을 경우 다른 인물을 추가로 소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박 전 수석이 교육부에 외압을 행사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이모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61), 교육부 고위 관료 출신인 오모씨와 구모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