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복귀한 지 4년만에 공사수주와 교사채용 댓가로 재단 이사장 등 일가가 기소되자 광운대 재단 이사장에 김진홍 목사가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광운대 재단법인은 지난해 12월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를 학교법인 광운학원 재단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목사는 1월5일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목사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뉴라이트연합 전국상임의장을 지낸 친여인사로 꼽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성경을 인용해 "두레교회 홈페이지 ‘오늘의 묵상’에 올린 글을 통해 "성경(야고보서3:1)에서는 '지도자가 되려 하지 말라'고 했다"며 성경구절을 인용해 "감당할 자질이나 능력이 없이는 굳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려 들지 말라는 권면의 뜻이 담긴 말"이라면서 "다시는 이번 같은 슬픈 일이 전직, 현직 지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혀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막말 논란을 겪었다.

김 목사는 대학입시비리에 휘말려 광운대가 관선이사장 운영되다 조무성 전 이사장이 복귀하면서 이사로 선임돼 2011년 1월 7일부터 2016년 1월 6일까지 임기를 맡고 있었다.

주목되는 것은 광운학원이 김 목사를 이사장으로 선임한 날짜가 12월31일자다. 한해의 마지막날이자 학생들이 방학중인 때다.

광운학원 재단은 조무성 전 이사장 부부와 사무국장 법인산하인 광운전자공고 교장 등이 학교건물 공사와 교원채용 과정에서 비리혐의로 기소되자마자 공모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선임절차를 취했다.

광운대 홍보실 관계자는 "학교가 교회재단은 아니다"며 "김 목사를 이사장에 선임한 것은 교회 목사라는 이유로 선임한 것은 아니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선임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월 23일 광운대 이사장 조씨와 전 광운전자공고 교장 김모씨(64)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서울 북부지검은 조 전 이사장과 함께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조씨의 부인 이모씨(59)와 재단 사무처장 배모씨(57) 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광운대 문화관장 유모씨(60)는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학교 건물 공사 하청 댓가로 1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10년 15억원 규모의 광운대 지하캠퍼스 설계용역과정에서 용역대가로 설계업자 김모씨(59)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 또 2011년에는 17억원 규모의 광운대 문화관 리모델링공사 수주대가로 공사업자 심모씨(61)로부터 1억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재단법인 산하 고교에서도 비리가 일어났다. 2012년 오모씨(63,여)는 광운전자공고 교사로 자신의 딸을 채용해줄 것을 청탁하며 교장 김모씨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

김씨는 이중 2000만원을 이사장 부부에게 상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무처장 배씨는 작년 2월 교회로부터 법인발전기금으로 받은 1억원을 이사장부부의 유흥비와 이사장 딸의 용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6월에는 조씨가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던 재단 소유의 주차장 부지를 재단이 8억6700여만원에 사들이게 해 법인재산에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설립자 고 조광운 박사의 아들인 조 전 이사장은 지난 93년이는 광운대 입시비리로 7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 6년간 미국으로 도피했었다.

조 전 이사장은 관선이사장제로 운영되던 광운대에 복귀하기 위해 이사장 선출을 방해한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조씨는 2010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대학정상화 결정에 따라 광운대 이사장으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