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일동제약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일동제약이 녹십자에 허일섭 회장에게 직접담판을 요구했다.

일동제약은 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공식적으로 해 달라"고 한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녹십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일동제약은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향후 녹십자와의 경영권 갈등에 대해 강도높은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동제약은 이날 "녹십자가 적대적M&A 의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원론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녹십자와 허일섭 회장에게 다시 한 번 직접적인 대답을 얻고 싶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지난 9일 "녹십자의 주주제안이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며 녹십자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녹십자는 일주일만인 지난 16일 "주주제안은 2대 주주로서 법이 정해준 최소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일동제약의 요구는 주주제안이라는 본질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인수합병 관련 답변은 하지 않았다.

두 회사의 경영권 갈등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1대주주인 일동제약은 지난해 초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2대주주인 녹십자의 움직임에 경계심을 드러낸 이후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을 숨기지 않고있다.

일동제약 측은 지난해 초 녹십자에 협의창구 마련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접촉을 요구했다. 2댜 주주인 녹십자가 발언권 등 주주권리 행사에 적극 나서자 경영권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17일 "지난 해 상반기 녹십자 측에 협의 창구 마련을 제안한 바 있고, 그밖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의를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녹십자가 구체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일동제약은 이어 "녹십자 허일섭 회장 혹은 허일섭 회장의 뜻을 대리할 수 있는 책임있는 경영진과의 만남을 지금도 원하고 있다"며 "오는 2월 26일로 결정된 일동제약 이사회 이전에 가능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