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최고권력기관의 수장 출신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항소심(2심)을 맡은 김상환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원세훈 전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사건 재판에서 1심 법원은 대선개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줬던 것을 뒤집는 쉽지않은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법정구속까지 끌어낸 것.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판결을 보았다며 법치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를 내놓고 있다.

2012년 국정원 및 군 조직까지 대선에 개입하며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며 박근혜 정권 탄생을 위해 대선개입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박근혜 정부도 정통성에 큰 흠집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서울고법 형사6부 김장환 판사는 9일 열린 항소심에서 원세훈 전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으로 징역 3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에서 정치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 혐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수용했다.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은 선거개입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했다는 검찰의 공소내용을 인정했다.

원 전 원장과 함께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에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정치개입을 지시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물론 대통령선거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대전 출신으로 보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며 사법연수원 20기다.

1994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헌법재판소 파견과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거쳤다.

2013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를 거쳐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해 지난해 서울고법으로 올라왔다.

김 부장판사는 정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요사건을 주로 맡고 있다.

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맡았던 2010년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매값 지불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인물이다.

2011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재홍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댜. 김씨는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과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SK그룹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김원홍씨의 지난해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6월로 엄중한 형을 내렸다.

지난달 16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대표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