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여배우 방성자 사건이 다시금 관심을 끌면서 사랑했던 남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여인들의 비운의 삶을 살다간 슬픈 여인들의 삶이 인스턴트 사랑이 문화적 조류로 자리잡은 시대에 애틋함을 주고 있다.

황성자 사건이 70년대 사건이 새삼 관심을 끌게된 것은 지난 12월 한 종편채널 프로그램에서 재조명을 하면서 올드보이들에겐 잊혀졌던 기억을 되새기게 하고 현 세대는 과거 슬픈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다.

지난 1972년 2월 14일, 새벽 2시 서울 마포구 하수동의 한 주택에서 한 남성이 총을 맞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배우 방성자의 집이었고 쓰러진 남성은 방성자의 집에 숨어든 도둑이었는데 이를 방성자 사건이라고 한다.

경찰 조사에서 방성자는 자신이 45구경 권총 한 발을 쐈다고 진술했다. 방성자는 과실치상 및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방성자는 자신의 범행을 증명하지 못했다. 방성자는 "1965년 영화 '전쟁과 다리'를 촬영할 때 영화 소도구 대여업자로부터 미제 45구경 권총을 빌려 반납을 하지않은 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45구경이 무게가 1kg이 넘어 여성 혼자서 총을 다루기는 쉽지 않았다고 보고 의심을 갖게 됐다.

경찰은 황성자가 쐈다는 45구경은 7년이 지났는데 권총은 새것이고 실탄도 5발이나 있어 경찰은 의심했다. 

방성자의 집에서 남자옷이 여러벌 발견된 점도 의문이었다. 경찰은 황성자의 옷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의뢰했다. 국과수는 황성자의 옷에서 탄흔이 발견돼 황성자는 구속됐다.

재판에서 검찰은 방성자에게 권총을 주고 다뤄보도록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방성자가 총을 쏜 범인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건의 진실은 그의 매니저 입에서 터져나왔다. 방성자가 총을 쏜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진범은 방성자의 동거남에 주목했다.

그는 정부의 비호 아래 군부대에 건빵을 납품하며 막대한 돈을 번 밀가루 공장을 운영하던 재벌가의 아들 함모씨였던 것이다. 함씨는 미국에서 결혼해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었지만 군대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국내에 귀국했다.

방성자는 함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당시 손안에 꼽던 이 밀가루공장의 광고모델로 나섰다가 함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밀가루공장은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인수됐다.(지금은  CJ제일제당)

경찰에 따르면 공군 상병으로 복무하던 함씨는 예비역 장교인 형이 제대하며 가져온 권총을 방성자 집에 간직했다 총을 쐈고, 이 사건으로 인해 방성자는 불법무기 소지 및 범인 은닉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방성자가 감옥행을 택하면서까지 보호하고 지키려 했던 연인 함씨는 항소후 집행유예로 풀려나 외국으로 떠났다.

방성자는 연인이 떠난 후 술과 도박에 빠져 술집 마담을 전전하다 쓸쓸한 인생을 맞는다.

1960년대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방성자는 엄앵란에 이어 두 번째 학사출신 배우로 기록됐다. 1960년 영화 '애수에 젖은 토요일'로 데뷔 후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