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강하게 불을 지피고 나선 반면 새누리당은 개헌에는 공감하지만 시기상 적절치 않다며 추후로 미루며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경제회복을 내세우면서 온도를 높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새누리당 지도부가 청와대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2+2 회동'을 갖고 정국 현안에 대해 4가지 사항을 합의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회의실에서 만남을 갖고 핵심 쟁점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했다.

여야는 주요 현안으로▲김영란 법에 대해서는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되 법률상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키로 하고 ▲정개특위를 2월 임시회 중 구성하고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또▲선거구 획정을 위해 이해 당사자인 국회가 아닌 독립적 기구를 구성키로 하며 ▲야당은 권력구조 개편 등을 위해서 개헌구조를 강조했고, 여당은 개헌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을 감안해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양당은 권력구조 개편 등을 위한 개헌문제를 놓고 치열한 격론을 벌였다. 무려 1시간 넘게 쟁론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주파수를 벗어나지 않으려는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해 중국 상해에서 개헌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가 후에 청와대의 질타를 받았다.

곧바로 한발 뺀 김무성 대표는 이후 청와대와 코드를 맞추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국가의 장래를 볼 때 개헌의 필요성은 다 공감하지만, 경제 살리기 때를 놓치게 되면 우리 국민과 미래 세대에 고통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 지도부는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를 개헌의 최적기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 정부의 문고리3인방과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문건 파문 등이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구조에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의 독단적인 권력구조가 낳은 폐해라고 주장하며 연일 개헌론을 이슈화하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도서관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개헌반대 입장과 관련 "왜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해서 여당이 거수기 노릇을 하게 하나. 왜 헌법 논의조차 금지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느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련의 '국정농단' 의혹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여실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들 대다수가 원하는 개헌은 지금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이러한 개헌 논의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개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현실이다. 이재오 의원 등을 비롯한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헌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개헌 특위 구성을 주장하는 등 개헌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1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개헌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것도 여론인데, 국회의원 과반수가 개헌을 발의하겠다고 나서고, 20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동참하겠다며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럼 이거는 국회의 고유권한”이라고 전제하고, “정부가 개헌을 발의를 하거나 국회가 발의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정부가 발의를 안 하니까 국회가 발의하겠다는 건데, 정부에서 막고 나서겠다면 개헌정치 국민운동본부가 만들어져 80년대식 민중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청와대에 경고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