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으로 간부직원들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한 권기선 부산경찰청장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권 청장은 9일 부산경찰청 브리필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경찰청은 진상조사를 거쳐 '엄중경고'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행정조치가 아닌 질책성 경고 에 그쳐 솜방망이 처분 논란이 일고 있다.

권 청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도 총경과 경정급 간부들에게 그동안 있었던 언행에 대해 잘못했다며 사과했다.

권 청장은 기자회견 도중 5차례나 허리를 숙이고 "경찰을 믿고 사랑해주신 시민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간부 경찰관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모욕적 언사를 가해 간부 직원들의 불만을 샀지만 인사권을 쥐고 있어 표현을 못했다.

급기야 참다못한 총경급 간부가 지난 7일 "도를 넘는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권 청장은 지난해 12월3일 취임한 달부터 간부경찰관에게 공개장소에서 폭언을 해왔다.

경북지방경찰청장 시절이던 지난해에도 심한 욕설을 해 직원들의 반발을 샀으며 고속도로에서는 동행하던 간부를 내리도록 지시하는 등 과거의 행적까지 속속 드러났다.

정치권에서는 권 청장의 행위를 직장내 갑의 횡포라고 규정하며 비판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 8일 조사를 벌인 후 권 청장을 엄중경고 조치하기로 했다.

엄중경고는 행정상 공식 징계가 아니며 지휘관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경찰청장의 경고성 조치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