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교계 안에서는 분열되었던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대표회장이 새롭게 선출되면서 통합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통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탄이 현실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히 높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지난 2011년 회원교단 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이단해제를 진행했다가 양분화됐다. 

이후 한기총과 한교연은 서로 단체의 정통성과 도덕성을 운운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서슴지 않아 교계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기총은 지난 4월 한교연과의 통합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한교연을 향해 “정관에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 교회 본연의 사명을 다하는 데 일체가 될 것”을 주장하며, “무조건 한기총으로 들어와서 통합하고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한교연은 “통합을 하자면서 소송과 비방을 일삼고 있어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며 한기총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조건을 내걸어 한쪽은 무늬만 통합을, 또 다른 쪽은 통합에 뜻이 별로 없는 분위기로 판단했다.

또 한기총은 지난 7월에는 한영훈 목사(한교연 전 대표회장)가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교연은 태생부터 불법으로 얼룩졌다”며 “한기총이 금권선거를 하니 깨끗하게 하겠다는 한교연의 선거는 처음부터 불법부정선거로 타락했고 얼룩졌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양 단체의 새 대표회장 취임 이후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지난 9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에 선출되며 “연합운동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예장백석 전 총회장인 양병희 목사가 한국교회연합 제4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해 큰 틀에서 일치와 연합을 모색하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내빈 신분으로 참석한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가 하나 된다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연합의 걸림돌’을 걷어내고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12월 13일 범국민 릴레이 사과운동 ‘나부터 사과드립니다’ 행사에서 한기총 양병희 대표회장과 한교연 이영훈 대표회장은 손을 맞잡고 화해하며 서로에게와 한국교회 앞에 공식 사과했다.

양병희 목사는 “한국교회의 분열, 저부터 사과드립니다”고 말했고, 이영훈 목사는 “저부터 사과합니다. 한교연과 손잡고 하나 되는 한국교회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준비위원장 김진옥 목사는 “‘나부터 사과’ 운동으로 기독교가 먼저 반성하고, 이를 통해 새 대한민국이 열리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범국민 사과운동으로 이어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고, 병든 사회와 교회가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기총과 한교연의 잇따른 비난의 모습에 ‘통합’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지만, 최근 양측 수장들의 화합의 제스처를 취하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 고무적인 일이면서 과연 그 말 속에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특히 두 연합기관의 분열의 핵심이었던 이단논쟁에 대해 실질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최근 한기총이 일부 교단의 이단해제 결정에 대해 이의제기 시 재논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앞으로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는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