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파문이 한진그룹 산하인 인하대학교로 확산되고 있다.

인하대 교수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하대 교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학 재단 이사장의 자녀를 이사회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재단측에 요구했다.

인하대 재단인 정석인하학원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이사는 총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 가운데 조 회장의 맏딸 조현아 전 부사장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조씨 일가가 학교를 사실상 좌우하고 있다.

교수회는 "이사장 자녀의 부적절한 언행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사태는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라며 "그동안 대학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온 것도 이와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하대 총장직은 3대째 연이어 파행적으로 유지돼 왔다.

홍승용 11대 총장은 2008년 이사회에 참석한 뒤 돌연 퇴진했는데, 이사회에서 조현아 이사가 교수 임용과 관련해 홍 총장에게 막말을 하며 서류를 던진 직후라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이본수 12대 총장과 박춘배 13대 총장 역시 임기를 채운지 못하고 퇴진했는데, 이들 역시 이사진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총장은 모두 조 전 부사장 남매와 관계가 불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이사직은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사퇴하지 않은 유일한 직책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전무도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임직원에게 반성문을 전했으나,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있어 구설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