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횐은행 노동조합이 조건없는 대화 제안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 했던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조기통합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 노조는 22일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독립경영' 등 노사정 합의를 위반하고 일방적인 합병을 강요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대화 노력에 진정성 있는 태도로 화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어렵게 시작된 대화협상이 협상기간 동안마저 하나금융 지주측이 통합 추진 작업을 잠시도 중단하지 않고 겉으로만 대화를 하는 척 하고 있다는 게 노조측 이야기다.

외환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 간의 통합 관련 협상이 어렵게 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지주 측이 “협상기간 중에도 합병절차를 잠정 중단할 수 없다”며 완고한 태도를 보여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조기합병 문제는 하나금융지주가 2.17. 노사정 합의를 일방적으로 위반하고, 외환은행 직원 900명 징계회부 등 일방적인 합병절차를 강행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지난 10월28일 외환은행 노조가 조건없는 대화를 제의하면서 협상국면으로 돌입해 금융계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양측은 김정태 하나지주 회장이 김한조 외환은행장에 전권을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보낸 11월28일 이후로는 대화단 등 거의 매일 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조는 그러나 협상 개시에도 불구하고 통합추진단 발족, IT 통합일정 강행, 합병승인신청 시도 등 일방적인 합병절차 강행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협상기간 중 합병절차 잠정 중단’을 하나지주에 요구했으나 하나지주는 이를 거부, 통합과 관련된 실질적인 대화가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나지주측의 무성의한 협상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이같은 태도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한 원만한 사태해결이 아니라 지금의 협상을 단지 금융당국 앞 승인신청을 위한 명분축적 수단으로만 여긴 결과로서, 대화 당사자간 신뢰나 상생은 안중에도 없는 독불장군식 태도라는 지적이 금융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대화를 하기로 해놓고, 통합의 방향과 원칙, 조건 등이 합의되지도 않은 상태로 합병절차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라고 볼 수 없다”며 “상호 Win-win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하나지주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