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선정됐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뽑혔다.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명(27.8%)이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이다.

<사기>에 나오는 고사성어인 ‘지록위마’는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어린 호해를 황제로 세워 실권을 장악한 뒤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고 거짓말을 한 데서 유래했다.

윗사람을 농락해 권력을 휘두르거나, 흑백이 뒤바뀌고 진실이 호도되는 상황을 가리키는데 올해 한국 상황에서 비선실세 논란과 세월호 참사 등 대형사건이 터지면서 많은 교수들이 지록위마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록위마’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 온갖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고 설명했다.

구사회 선문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했고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정부가 사고로 규정해 진실규명을 외면하는 것은 국가의 실패를 감추기 위해 거짓말로 속이는 것”이라고 지록위마의 의미를 설명했다.
설문에서는 23.5%가 선택한 ‘삭족적리(削足適履·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가 2위에 올랐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올해의 사자성어를 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