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측이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회항)' 당시 상황을 목격한 탑승객에게 회유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건 당시 탑승객 박모(32.여)씨는 14일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난 뒤 "기내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귀국 뒤 대한항공에 항의했다. 그런데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언론 보도 뒤에야 한 임원이 전화를 해 대한항공 모형 비행기와 달력을 사과 차원에서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특히 "(회사측이) 혹시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되면 사과를 잘 받았다고 얘기해 달라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런 XXX 같은 X이 다 있느냐'며 여자 승무원에게 욕을 했다" "승무원의 어깨를 탑승구 벽까지 3미터를 밀었다" "(메뉴얼) 파일을 말아 승무원 옆 벽에 내리쳤다" 등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을 상세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당시 기내에서 조 전 부사장의 난동에 대해 지인엑 네이버 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했고, 검찰에 당시 메신저 내용을 제출했다.

검찰은 "기록이 너무나 생생해서 당시 상황을 비디오로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할 혐의에 대해 "단순히 갑을 관계나 소동 또는 난동이 아닌 업무방해와 증거인멸이라는 범죄"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중에 조 전 부사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국토부 조사 당시 여자화장실을 다시 해달라고 하는 등 조 전 부사장이 사용할 것에 대비해 "여기 청소하시는 분 계십니까. 여자화장실 청소 한번 다시 해주시죠"라고 경비원에게 주문해 청소원이 또다시 청소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회사 홍보실 직원 등은 2층에 있는 조사실로 통하는 1층 입구를 통제하기도 했고 출두 인터뷰 사전 리허설을 하면서 걸어와서 여기 서시고 질문 3개 받고 인사하고 올라갈 것이라고 사전에 언론에 주지시키는 일도 했다.

'차량 공회전'을 4시간이나 하기도 했다. 이날 조 전 부사장이 타고 온 차량이 조사를 마칠 때까지 4시간 동안 시동을 끄지 않고 대기했다. 조 전 부사장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차내 난방 가동을 계속 유지했던 것. 당시 영하 10도 강추위를 대한한공 관계자들은 밖에서 온몸으로 견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