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견된 경기도 수원 팔달산에서 발견된 '장기없는 토막 시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붙잡히면서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용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경찰은 증거를 확보해 혐의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곧 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사건 초기만해도 수사는 미궁에 빠진듯했다.

머리와 팔다리 장기가 없이 몸통만 발견돼 성별 확인도 어려웠다.

그러나 11일 팔달산 인근에서 살점이 든 비닐봉지를 발견했는데 여성용속옷이 함께 발견됐다.

국과수 감식결과 혈흔은 인흔으로 토막시신의 혈흔과 일치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여성이란 사실만 확인된 채 신원확인은 어려웠다.

경찰은 4일 발견된 몸통시신에서 유전자를 확보해 신원을 파악했다.

피해자 김씨의 언니는 지난 8일 "마트에서 일하던 동생이 지난달 26일 오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가출 신고를 했고, DNA 대조 결과 10일 피해자가 김씨임이 확인됐다.

경찰은 범인검거에 도움을 주는 시민제보자에게 5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결국 시민제보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11일 오전 박씨의 주거지 이웃으로부터 "지난달 말쯤 팔달산 근처에 있는 교동에서 월세방 가계약을 한 사람이 계약금만 걸고 잠깐 머무르다 보름 가까이 잠적했다"는 내용의 112 신고에 이어, 그날 오후 "집 안을 확인해보니 검정 비닐봉지 수십장이 있는 등 수상하다"는 제보가 접수를 바탕으로 수사가 진전됐다.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혈흔을 발견했고, DNA 검사 결과 토막 시신의 것과 일치함을 확인했다.

경찰은 월세방 가계약자 박모(56)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1차 토막시신이 발견된 지 일주일만에 용의자 파악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피해여성은 용의자 박씨와 동거했던 중국동포 김모(48)씨로 밝혀졌다.

경찰은 박씨가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을 알아낸 뒤 병원 CCTV로 인상착의를 확보했고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11일밤 11시30분쯤 용의자를 긴급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검거 당시 박씨는 40대 여성과 모텔에 들어가고 있었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2일 살인과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긴급체포한 박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박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범행동기와 시신은 어디에 있는 지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시신 가운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머리와 팔다리 등을 찾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박씨가 포천에서 유기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포천경찰서와 공조를 요청,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9일 오전 마지막으로 경기도 포천에서 접속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이곳에 시신 일부가 유기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숨진 피해자 김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포천 소홀읍에 한동안 머물렀던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3일 중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씨의 임시 주거지에서 발견된 혈액이 피해자 김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