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격인 승무원 사무장이 입을 열었다.

승무원 박창진 사무장은 지난 5일 발생한 사건이 8일 외부에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KBS와 인터뷰를 갖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조 전 부사장이 폭언은 물론 폭행과 무릎까지 꿇리는 모욕도도 줬다고 말했다.

12일 KBS9시 뉴스에 따르면, 박창진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당시 자신에게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다"고 말했다. 여승무원을 대신해 사과하며 용서를 구하던 자신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짤렀다는 것.

조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과 여승무원을 무릎을 꿇리며 인격적 수모를 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모욕감과 인간적 치욕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면서 조 전 부사장이 여승무원과 자신을 무릎 꿇린 채 "당장 (기장에게)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나 비행기 못가게 할 거야'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사건을 조작, 은폐하기 위한 회사측의 시도도 공개했다. 

그는 사건 발생 후 대한항공 직원 5~6명이 집으로 찾아와 "사무장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무장은 이들(대한항공 직원들)이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 기장과 사무장이라 조사라고 해봐야 회사 측과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자신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은 12일 오후 3시쯤부터 서울 김포공항 인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에서 7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조사위에서 감독관들은 욕설이나 고성이 있었는 지와 회항 경위,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조 전 부사장은 일부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욕설과 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밤 10시 30분쯤 조사가 끝난 뒤 나와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향후 검찰 조사에서도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폭언과 폭행을 했는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라고 대답했다.

조 전 부사장은 억울한 심경이냐는 질문에는 대답 대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잠시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답했다. 직접 사무장에게 직접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는 뜻도 밝혔다. 조 전 부사장 자신이 직접 사관한 것은 사건 발생 이후 처음이다.

조 전 부사장은 고성과 욕설이 있었다는 지적과 사무장 하기를 기장과 협의해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모든 대표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 전 부사장의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에앞서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현아의 아비로서 딸 교육을 잘못시킨 게 제 잘못"이라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대한항공 등기이사, 계열사 대표이사 등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며 "복귀여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9일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 부사장 보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자 10일에는 대한항공 부사장직 사표를 제출했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  및 등기이사 외에도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