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의 위험한 병세가 어느정도인지 오리무중이다. 반면에 자녀들에 대한 승계작업은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어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가업을 자녀들에게 상속하는 일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지만 적어도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국가의 틀속에서의 정당한 법적 테두리속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삼성의 승계에 대해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삼성그룹은 대한민국 국가총매출에서 30%에 육박하는 매우 중대한 초국적 기업으로써 자칫 경영상 문제가 발생 할 경우 국가적 재앙이 발생 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남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과연 이건희 회장의 뛰어난 사업적 능력을 고스란히 이어 받을수 있을지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사업들 속에서 연이어 실패를 했던 것을 근거로 거대 삼성을 이끌만한 리더쉽과 인맥을 소유하고 있다고 인정 하지 않는다.

삼성SDS의 상장으로 졸지에 세계적 갑부대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일은 공정사회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에겐 심한 좌절감을 안긴 매우 공정치 못한 사건과 다름없다. 한화에게 기습적으로 매각된 삼성기업들에 대한 여론도 좋지않다. 재벌구조에 대한 혁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적 산업구조 개편에 따른 구조조정이 아닌 오로지 대물림을 위한 편법으로만 진행된 이번 매각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군다나 장남과 장녀의 이혼소송등으로 삼성가의 혼인파탄이 이어지는것도 회사경영과 무관하지만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애플의 공격적인 아이폰 혁신과 중국휴대폰의 급성장 사이에 놓인 삼성과 엘지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져 있다. 다시말해 경영능력이 뛰어난 전문 경영가가 아닌 오로지 기업을 잇겠다는 욕심으로 검증받지 않은 세습에 의한 기업승계는 매우 위험하다는 시각에 이건희 회장 사후에 이뤄질 재산상속도 ‘금산분리법’에 의거한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다면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삼성을 비롯한 현대등 대한민국 5대재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형태와 소유와 경영이라는 분리 원칙이 아닌 모든 것에 대한 전권을 쥐고 흔드는 경영방식에 있다. 10여년전 겪었던 외환위기는 재벌의 고질적인 병폐에서 발생한 사건이었지만 이후 그런 병폐들이 혁신되기는커녕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더욱 고착화 되어있다.

국내투자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가 하면 국내투자라 하더라도 재벌답지 않게 전통시장과 지역경제 버팀목인 골목상권까지 몰살 시키는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어 비난을 자초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근혜 정부의 부자감세에 힘입어 온갖 특혜를 다 누리면서도 정작 국내 산업에 대한 투자를 거부하는건 이율배반이다.

세계최고의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고서도 비정규직등의 처우개선엔 인색한 재벌들이 막상 자신들의 사업영역에서의 활동을 보면 정말 국민들을 분노케한다. 삼성의 SDS상장과 현대자동차가 강남 금싸라기 땅 한전부지를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매입해 지탄을 받은 사실이 이를 반증 한다. 재벌도 결국 물건을 생산해 팔아야 하는 구조인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는커녕 반감을 자초하고 국내외 가격편차와 정부가 개임하는 환율정책에 힘입는 매출과 이윤추구는 이율배반이다. 삼성의 편법상속은 중단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재벌의 재산상속 행태도 세무당국의 정밀한 조사와 검증을 받아야함은 물론이다.

그리고 동시에 자녀들에게 무조건 이어지는 경영권 능력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재벌이 갖고 있는 자산은 재벌일가의 재산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노동자민중의 피땀으로 이뤄진 ‘국민연금’등이 삼성과 재벌들에게 투자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노동자민중이 주주이자 투자자이기 때문에 이와같은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제부터라도 주권을 행사해 이와같은 편법과 반칙이 성행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