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사측이 부점장을 주축으로 한 어용단체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한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비대위 구성을 위한 집회 강행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 간부 폭행사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금융노조등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은 조기통합 추진을 선언한 이후 은행내에 조기통합 추진을 뒷바침하기 위해 부점장협의회가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노동조합과 별개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집회를 열기로했다.

부점장협의회는 27일 외환은행에 대한 조기통합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27일 오후 6시 본점대강담에 집결하라고 동원령을 내렸다.

이와관련 외환은행 노조를 넘어 금융노조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관련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외환은행 사측 관리자로 구성된 '부점장협의회'라는 단체가 외환은행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간부를 폭행했다"며 "외환은행 경영진에 공개 사과는 물론 즉각 책임자를 가려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이어 "부서장과 점장 등 사측 관리자로 구성된 단체의 요청을 단순한 제안으로 받아들일 직원들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들은 과거 조기통합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강제했던 전력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애초부터 비대위를 구성해 직원을 대표해 협상할 권리 자체가 없고 사측 관리자가 사측과 협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외환은행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회사의 합병에 관해 사측과 협상을 할 권리는 오직 노동조합에만 있다"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행사 동원 대상에 노조 분회장까지 명시하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까지 저지르며 조합원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선배에 대한 예우를 지켜 행사 자체를 저지한 것이 아니라 행사 현장에서 조합원들에 대한 반강제적 동원만을 막고자 했지만 이들은 노조 간부들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해 여성 부위원장을 포함한 2명의 간부가 병원에 입원하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 폭력 사태를 절대 묵과할 수 없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사측의 이익을 대변하는 관리자급 인사들이 노조 간부에게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즉각 외환은행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 간부를 폭행한 데 대해 공개 사과하고, 진상조사를 통해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를 가려내 징계 등 응분의 처벌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마지막으로 "이 사태를 그냥 넘어가려 한다면 금융노조와의 전면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은 직원들과 간부들이 은행의 미래를 터놓고 얘기해보려는 소통의 목적에서 마련된 것이었다"며 "직원들의 참석을 막으려는 노조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는 부점간협의회간에 의견 대립은 있었지만 폭력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