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와 부실의 대명사가 된 최첨단 구조함 '통영함'(대우조선해양 건조)에 물고기 잡는 '어군 탐지기'가 장착됐고 발주기관인 방위사업청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통염함은 대우조선해양이 야심차게 건조한 국내 최초, 최첨단 구조함으로 홍보돼왔다. 하지만 지난 4월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고 해군은 인도를 거부하고 있어 거제 옥포 대우조선소에 정박해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대우조선해양에 공문을 보내 문제의 '음파탐지기'를 대체할 새 장비를 보낼 테니 설치에 협조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납품업체가 보낸 음파탐지기는 첨단 군 장비가 아닌 어선용 어군 탐지기였다. 생산업체 홈페이지에도 이 기종이 물고기를 찾는 탐지기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관리감독을 맡고 부품을 장착하는 방사청과 대우조선은 눈먼 장님이었다. 방사청은 어군 탐지기가 장착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대우조선은 그대로 장착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사청 직원이 배를 건조하는 전 과정에 대해 감리를 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 따를 뿐으로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수주해 건조만 할 뿐 모든 것은 방사청이 관할하고 있다는 것.

어군탐지기 납품업체는 사실상 다른 기종을 장착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방사청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시철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방위사업청은 시험평가가 미충족된 선체고정형 음파탐지기에 대해 업체에 즉시 복구를 지시한 바 있으나, 성능이 미달된 이종품(다른 기종)의 설치를 승인한 바는 결코 없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세월호 참사 직후 통염함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음파탐지기 기종 선정 변경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해군이 요구한 '빔 방사형 탐지기'를 '파노라마형 탐지기'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집중 감사했다. 방사청이 2억원대인 음파탐지기를 40억원에 관급구매한 이유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감사원은 기종변경과 금액을 높여주는 과정에서 부정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영함은 2012년 9월 진수식 이후 1년간의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13년 해군에 인도돼 임무수행(취역)을 할 예정이었다.

2억원짜리 성능미달 음파 탐지기를 40억원에 구입한 것도 모자라 어군 탐지기를 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통염함은 방산비리의 표본으로 전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