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에게 돈을 주고 자사 제품을 추천하도록 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파워블로거 등을 통해 추천·보증 방식으로 부당광고를 한 OB맥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카페베네, CTO커뮤니케이션 등 4개 업체에 총 과징금 3억900만원을 부과하고, 유사 블로그 광고글에 대해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다.

경제적 대가를 받은 것이 자명한데도, '유료 광고임', '대가성 광고임' 등 광고사실을 알리는 문구를 생략한 게시글을 발견할 경우 근거자료를 첨부해 공정위에 신고하면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블로그 광고'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비교적 새롭게 떠오른 광고 방식으로, 대기업 등 광고주가 바이럴마케팅 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대행사들이 블로거를 섭외하면 블로거가 대행사로부터 현금이나 물품 등의 대가를 지급받고 추천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들 업체는 광고글에 유료광고임, 대가성 광고임 등의 광고사실을 알리는 문구를 표시하지 않고 광고주에 유리한 내용만을 담으면서도 겉보기에는 진솔한 체험수기처럼 비춰지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블로그 게시글은 주로 주부, 직장인, 학생 등 일반인이 운용하기 때문에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정직하게 작성됐을 것이라는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소비자원이 진행한 정책연구에 따르면 블로그에 대한 소비자의 전반적인 신뢰도는 5점 만점에 3.4점으로, 중간 이상 수준이다.

이번 적발에서 블로거들은 혐의의 정도가 낮다는 이유 등으로 제재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앞으로는 시정조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호태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블로거도 광고 대가로 인한 수익이 과대하거나, 공동구매 주선 등 영리 목적으로 알선·중개를 하는 경우 시정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소비자는 블로그에 올려진 추천·보증글이 순수한 추천인지 광고인지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며 "광고로 의심되는 경우 '경제적 대가 지급사실'을 표준문구에 따라 공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