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사망한 뮤지션 고 신해철의 소장부위에서 방치된 천공이 발견됐다. 이에따라 의료사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故 신해철 씨의 부인 윤모 씨(37)는 전날 신 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았던 서울의 한 병원을 고소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적힌 서울 현대아산병원의 수술 기록을 함께 제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신해철 씨의 소장에서 1㎝ 크기 천공과 함께 음식물 찌꺼기 등이 흘러나와 복부에 염증을 유발했다는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2일 방송에서 지난달 22일 심정지 상태로 이송돼온 신씨를 응급수술한 현대아산병원 수술기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SBS는 "故 신해철의 소장 아래 생긴 1cm 크기의 천공은 고인이 지난달 17일 장 유착증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기 전에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SBS는 신씨의 복부 CT사진을 단독입수해 외과 전문의 등 다수의 전문가로부터 "장 유착 수술을 받기 전에는 장에 천공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소견을 받았다.

SBS는 "故 신해철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천공은 S모 병원에서 강모 원장이 실시한 장 유착 수술 중 과실로 생겨났거나, 수술 이후 예후 관리 과정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SBS가 공개한 수술기록은 신해철의 소장 아래 70cm~80cm 지점에 1cm 크기의 천공이 발견됐다. 천공 주위에는 복수와 음식물찌꺼기가 흘러나온 상태였고 염증과 이물질이 심장까지 번진 상태였다고 기록됐다.

SBS는 지난달 17일 장협착증세로 복강경 수술을 받을 때 복강경 수술을 받을 당시 의사과실로 천공이 발견됐거나 다른 원인으로 이미 존재한 천공을 장유착수술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천공 발생의 원인이 의료사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 가량 신해철 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은 해당 병원에 수사관 8명을 보내 진료기록부와 수술 영상 등을 압수수색했다.

故신해철은 지난달 31일 화장될 예정이었으나, 정확한 사인을 밝히려면 부검이 필요하다는 동료 연예인들의 요청을 유족이 받아들이면서 화장절차가 중단됐다.

신해철 부인 윤씨는 이날 스카이병원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윤씨는 앞서 지난달 30일 한 인터뷰에서 "남편이 수술을 받은 날(10.17) 주치의가 저와 남편에게 수술 경위를 설명한다며 수술 영상과 사진을 보여줬는데 수술 마지막에 위를 접어서 축소하는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우리는 수술을 동의한 적도 없고 사전에 설명을 들은 적도, 그 수술에 서명한 적도 없어 거세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어 "남편이 엄청 화를 냈다. 동의도 안했는데 수술을 한 것이지 않냐. 그런데 주치의는 자기 판단에 필요할 것 같아서 수술을 했다는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오는 3일 신해철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한편 스카이병원 강세훈 원장은 고정출연하던 JTBC ‘닥터의 승부’ 녹화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