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자립형사립고 지정취소 대상 8개교 중 6곳을 지정취소하고 2곳은 지정취소를 유예했다.

이에대해 교육부는 지정취소 처분을 즉각 취소하라고 시정명령했고 지정취소된 학교들은 법적대응에 들어가는 등 반발했다.

교육부가 이번 지정취소 결정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은 해당 시도교육청에 있어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고 해당학교들이 반발해 학교현장의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1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 지정취소 명단을 발표했다.

자사고 지정취소 학교는 ▲경희 ▲배재 ▲세화 ▲우신 ▲이대부속 ▲중앙 등 6곳이고 지정취소 유예 대상은 ▲숭문 ▲신일 등 2곳으로 2년간 지정취소가 유예된다.

서울시교육청의 처분대로라면 지정 취소된 6곳은 2016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지정 취소가 유예된 2곳은 2016년 중반께 다시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에 평가 대상이 되는 11개 자사고를 포함해 2016년부터는 모든 자사고들이 면접 없이 추첨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취소 유예된 신일·숭문고는 지난 29일 교육청에 제출한 ‘운영 개선 계획’에서 “2016학년도부터 학생선발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두 학교는 기초 교과(국어·영어·수학)를 교육과정의 50% 이상으로 편성해 운영해온 것에 대해서도 교육청의 방침을 따라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2개교는 앞서 교육청이 실시한 종합평가에서 이 두 학교가 비록 자사고 지정 취소의 기준 점수(70점)를 넘지 못했지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시교육청 발표에 교육부는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교육부는 즉각 교육청에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부는 "교육청은 이미 지난 6월 자사고 평가를 완료했음에도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한 이후 새 평가지표를 추가해 재평가를 실시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지정 취소 처분을 즉시 취소하고 그 결과를 11월17일까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교육부 역시 지난해 자사고 규모를 줄이고 선발권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교육부의 태도는 진보교육감에 대한 견제로 의심하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청이 2개 학교의 지정 취소를 유예하는 노력을 한 것처럼 교육부도 이에 상응하는 대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정취소된 6개 자사고는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이들 학교장과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즉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고 교육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지정취소가 6곳에 불과하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교조는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의 공약대로 14개 자사고 모두 지정 취소할 것을 기대했지만 결국 소신 없는 개혁으로 실망감을 안겼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