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외환은행과의 조기합병 추진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 직원의 88%가 하나은행과의 조기합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환은행 직원의 98%는 조합원총회 참석을 이유로 한 직원 '징계가 부당하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직원 3명 중 1명은 상급자로부터 조합활동과 관련해 '부당한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저녁부터 20일 아침까지 외환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1%(조합원의 88.6%)가 조기합병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외환은행 경영진과 하나금융지주가 3개월이 넘도록 직원들에게 합병에 동의하도록 설득과 회유, 압박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대다수가 여전히 합병에 부정적임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하나금융지주의 합병작업이 무리한 상황임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조합원총회를 이유로 한 경영진의 직원 징계에 대해서는 무려 98.1%(조합원 98.5%)가 부당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부분이 부점장인 '비조합원' 중에서도 86.4%가 부당하다고 답변, 경영진의 900명 징계 추진이 외환은행 구성원 전체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부당노동행위 등 노조활동 방해와 관련된 질문인 '상급자로부터 조합활동 관련 부당지시'의 경우 33.7%가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이러한 인식을 반영해서인지 '향후 사측이 징구할 계획인 조기합병 동의서에 진심으로 동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86.9%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난 9월17일 대의원대회서 현 상황에 대한 직원의사를 묻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라며 "'비전캠프'와 지난 금요일 '부점장 워크샵' 등에 이어 '부점별 직원 동의서 징구' 등 외환은행 직원들의 진정한 의사를 왜곡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사측의 방해를 피하고자 주말저녁 포함 짧은시간 내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