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전쟁 발발시 우리 해병대원들을 북한지역 상륙에 투입되는 돌격장갑차가 해병대원들을 몰살시킬 수도 있는 무용지물로 사실상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륙작전에서 해병대원의 생명을 지켜줄 장갑차의 보호장비가 기관총에도 뚫릴 만큼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국방부는 그러나 방탄장비 국산기술 개발에 실패한데다 미국으로부터 수입도 불가능해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방위 소속 정미경 의원(새누리당)은 10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분석 결과 해병대가 보유한 돌격장갑차(KAAV)의 방탄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표면에 장착한 '부가장갑판'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군 당국이 말로는 전력보강을 강조하면서도 개전 초기 장병들의 목숨을 지켜줄 핵심장비 교체에는 마냥 뒷짐만 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998년 첫 장착 이후 사용연한 10년이 지나면서 표면이 갈라지고 계속된 훈련으로 바닷물에 부식돼 북한의 14.5㎜ 중기관총은 물론이고 155㎜포탄의 파편에도 뚫릴 정도라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해병대는 현재 KAAV 168대를 운용중으로 한대당 한번에 24명을 실어나를 수 있다.

4,000여명의 병력을 동시에 상륙작전에 투입할 수 있어 개전 초기 기선제압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장비다. 하지만 현재 남북간 무력충돌이 발발됐다고 가정하에 해병대를 북한지역에 투입한다면 북한군의 기관총과 포탄 파편에 모두가 몰살당할 수 밖에 없어 전력누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KAAV는 수륙양용이다 보니 중량을 줄이고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동체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적의 공격에 취약하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방탄장갑판을 부가적으로 장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교체가 가능한 부품임에도 국내 기술부족으로 개발에 실패하고 수입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군은 당초 이스라엘제 부가장갑판을 미국을 통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들여왔지만 미국 측이 재고분이 적다는 이유로 우리 측에 추가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