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과 중부경찰서가 동대문 경찰기동본부와 청계천 광희시장 주변 노점상에 대해 단속에 나섰다. 동대문노점상연합회와 중구청,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구청과 경찰은 6일부터 기동본부 주변에 대해 경찰과 구청 용역직원 수백명을 배치해 전면적인 단속을 개시했다.  

중구청과 중부경찰서 합동단속이 시작된 지난 6일 밤 동대문 기동본부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한 장애인 노점상이 단속반에 쫓겨 인도에서 횡단보도로 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며 피신하고 있다.

중구청은 단속 첫날인 6일 용역 수백명을 기동대 울타리 인도에 1m간격으로 촘촘히 배치하기 시작했다.

7일에는 배치 구역을 확장했다. 둘째날에는 용역직원들과 노점상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제압을 시도하면서 장애인이 인도에서 밀려나 도로로 쫓겨나면서 횡단보도에 쓰러져 부상을 입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노점 좌판을 펴려던 노점상을 제지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노점상을 강제연행했다.  

"벌금 500만원 낼 돈도 없는데 차라리 교도소 가는게" 교도소 노역을 하는 게"동대문 기동본부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한 장애인이 단속에 쫓겨 피하다 횡단보도에 뒤로 쓰러져 누워있는 것을 경찰이 내려다 보고 있다. 노점상들은 "중구청과 중부경찰서가 모조품, 소위 짝퉁 단속과 함께 노점상들도 짝퉁 판매 근절을 위해 자발적인 노력과 협조를 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이제는 아예 자리조차 펴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생계는 물론 단속에 걸려 부과된 벌금을 낼 돈도 없어 뜻하지 않게 기소중지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점상들 사이에선 "차라리 교도소에 잡혀들어가 노역을 하는 것이 낫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노점상들은 단속에 적발돼 부과된 벌금이 대부분 500만원에 달해 음주운전 벌금보다도 훨씬 높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연행에 항의해 경찰차 바퀴 앞에 누워 생존권을 외치던 노점상 등도 연행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이곳에서 노점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모조상품 판매를 하고 있다. 생계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관서 옆에 노점이 장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단속방침을 밝혔다.

또다른 경찰은 "단속에 대해서는 할 말 없다. 경찰은 중구청의 협조 요청이 들어와 마찰이 빚어지면 이를 정리하기 위해 나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점상, 특히 장애인에 대한 과잉 제압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장에 파견됐던 경찰들은 입을 닫은 채 대부분 자리를 피했다.

노점상들은 이날 대응이 과잉진압이며 노점상의 생존권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관할 중구청이 교묘하게 노점상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단속은 그동안 중구청이 짝퉁단속에 이어 한발 더 나가 노점상 자체를 제거하려는 의도를 드려냈다는게 노점상들의 지적이다. 짝퉁 단속으로 노점상들이 대부분 짝퉁판매자라는 이미지를 씌운 뒤 노점상 자체를 정리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동대문과 청계천평화시장 주변 노점상들은 당국의 단속강화 이후 짝퉁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구청은 경찰과 협조해 노점상 좌판을 펼치는 것부터 제지하고 있다.

짝퉁이 근절조짐을 보이자 다음단계로 노점상 제거작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이곳에서 수년간 노점상을 해왔다는 한 노점은 "그동안 노점상들이 모조품 판매를 한다고 단속해왔다. 노점상들이 행정관서 요구에 따라 모조품 판매를 자제하고 있고 좌판 숫자도 줄이면서 통행에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점상은 "노점상들이 모조품을 없애고 좌판숫자도 줄이는 등 중구청의 단속지도에 부응해왔는데 이제는 좌판 자체마저 못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점상들은 구청장이 노점상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보니 노점자체를 아예 없애버릴 작정인 것 같다고 했다.

동대문중앙상인회 관계자는 "중구청이 소위 짝퉁 단속을 한다며 동대문 일대 노점상을 단속해왔는데 속내는 노점상 자체를 없애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였음이 이날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점상들 중 모조품 판매로 벌금이 500만원씩 나오는 바람에 노점상 벌이로는 도저히 벌금을 감당할 수 없다보니 벌금을 내지 못해 기소중지된 사람들도 있다"며 "하루벌어 먹고사는 노점상들이 모조품, 소위 짝퉁을 정품가격으로 받아 꽤많은 돈을 버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전혀 사정을 모르는 얘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먹고살 수단이 노점상 밖에 없는데 짝퉁단속을 넘어서 이제는 좌판마저 깔지 못하게 하면 벌금은 무슨수로 마련할 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걱정으로 막막하다"며 "차라리 교도소에 가서 노역이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이 들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진 이재원 /최철호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