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면서 꽉 막힌 남북관계에 훈풍을 몰고올 지 주목된다.

북한의 최고실세 인사들이 전격적인 방남 통보에서 남측 인사와의 접촉까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의 방남은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복원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다. 4일 방남을 한 것은 10.4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해온 북한측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남북 제2차 고위급회담 개최에도 합의했다. 우리측이 지난 8월 제안한 2차 남북고위급 회담을 대북전단살포와 박 대통령의 유엔 북한인권 발언 등에 반발하며 거부해온 북한이 10월말 ~ 11월 초 2차 고위급 회담을 남측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개최하자고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북한 대표단의 방남은 폐막식 하루 전날  통보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4일 오전 9시 평양을 출발해 남북직항로를 이용해 10시10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다시 평양으로 출국하기까지 12시간 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북한이 김정은 제1비서 다음가는 최고위급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등을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황병서, 최룡해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로 알려져 있다.

의전상으로 정식 회담이 아닌 '환담'과 '비공식 오찬'이지만 박근혜 정부들어 이뤄진 첫 남북 고위급 접촉이란 점에서 악화일로를 걸어온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남북한 모두 현재 최악의 상황에 몰린 남북관계 개선은 양측 모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을 강조하며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과 유라시아철도 건설 등 남북관계 비전을 제시했지만 북한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해 북한의 호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오전 방남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북한 선수단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것에 이어서 고위급 대표단이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이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했다.

북한도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연일 맹비난하면서도 대결국면으로만 가기에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오전 9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조선인민군 차수 황병서 동지가 4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면서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최룡해 동지, 김양건 동지가 동행했다"고 신속보도한 것도 관계개선 필요성을 느끼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폐막식 직후에는 북측 대표단과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면담도 이뤄졌다. 의전상으로 봐도 청와대 방문에 버금가는 것이다.

북측 대표단은 우리측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인천아시아드 경기장내 마련된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정 총리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질재 통일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7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우리는 사실 오늘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아침에 출발해 저녁에 돌아가는데 성과가 많다"고 평가했다.

황 정치국장은 "소통을 좀 더 잘하고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우리 성원(대표단)에게 총리께서 시간을 내서 환대해줘서 감사하다. 인천 시민에게도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으며, "평화통일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에 정 총리는 "조금 더 잘해드렸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100번의 말보다 행동이 중요한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행동을 보여줬으니 앞으로 행동과 진정성을 갖고 노력을 하면 엄청난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대통로를 열어가자'는 황 총정치국장의 제안에 "공감한다. 같은 뜻을 갖고 헤어지니 기분이 좋다. 남북간에 운동경기를 많이해서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면담 이후 참석자들은 모두 박수와 함께 악수를 하고 헤어졌으며, 정 총리는 북한 대표단이 차에 올라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뒤 경기장을 나섰다.

북한은 앞서 황병서 등 11명의 북한 고위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평양을 출발, 서해직항로를 통해 오전 10시1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폐회식에 참석하고 난 뒤 밤 10시께 돌아갔다. 

이들의 전격적인 방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