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일 전격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2일 오전 당소속 동료 의원들에게 이메일 서한을 보내 본인의 거취와 관련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공식 사퇴의사를 나타냈다.

지난 5월 경선에서 새정치연합 첫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5개월만이다.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합니다"고 말문을 연 박 원내대표는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비극의 한 복판인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 일지도 모릅니다"며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유가족분들께는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는 것"이라고 원내대표로 한 일을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1일) 안산에서 만나 뵌 유가족분들로부터 '수고하셨다'는 말과 함께 들었던 '끝까지 함께해달라'는 호소가 가슴 속 깊이 남아있습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 조사위원회는 가능한 한 빨리 출범해야합니다"며 "빠르게 사라져가는 증거들을 멈춰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증거들을 현명하게 붙잡아야합니다"고 강조하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을 만들기 위해 벌인 협상을 일단락하며 그간 드리고 싶었던 수많은 얘기들의 아주 작은 조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정직하게 협상하고 반드시 결실을 보아야한다고 믿었습니다. 낯선 정치에 뛰어든 뒤 지난 10년의 경험에서 저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정작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 많은 경우를 보았습니다"고 한 뒤 "2004년 국가 보안법 협상이 그랬고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17대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그랬습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국정원 개혁법 역시 우리가 개혁특위위원장까지 맡았지만 결국 법 한 줄도 고치지 못했습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안 되는 일을 되는 것처럼 포장해 시간을 지체 시키는 것은 진실의 증거들이 사라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냥 바라보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고 술회했다.

박 원내대표는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한 빨리 제정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습니다"며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어렵사리 말씀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 같은…이런 법을 만드는 일은 이제 더는 없어야겠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