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근 동두천 주한미군 2사단 예하의 210 화력 여단을 현재대로 한강이북에 계속 잔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한국에 강력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한국의 전시작전권 반환 연기를 희망하는 상황에서 한미협상과 맞물려 정부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연합뉴스는 외교소식통이 "미국이 최근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미 2사단 예하 210 화력여단이 한강 이북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력히 표명했다"면서 "지난 16∼17일 서울에서 열린 제6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와 본회의에서도 이런 의사를 재차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210 화력여단 잔류 뿐아니라 한미연합사령부도 현재 규모를 유지한 채 서울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6년까지 210 화력여단을 포함한 주한미2사단을 2016년 말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도록 한 계획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2002년 한미간에 체결된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과 2007년 3월 합의된 '시설종합계획'에 따라 2016년말까지 전국에 산재한 주한미군 시설과 기지를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도록 돼있다.

국방부는 미 2사단이 이전하면 주둔지를 지방자치단체 등에 매각해 용산기지 이전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지자체들도 미 2사단 주둔지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미측의 의지대로 210 화력여단이 계속 동두천에 잔류하게 될 경우 해당 지자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여론의 비난에도 직면하게 된다.

참여정부 당시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로 정부와 시민단체가 격력한 대립을 한 끝에 간신히 해결해 놓은 미군기지 이전 사업을 미군측의 의지대로 잔류하게 되면 시민단체나 여론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LPP협정은 국회에서 비준까지 받은 사항이이서 정부의 처지가 난감해질 수 있다.

미측은 210 화력여단이 평택으로 이전한 뒤 만약 북한군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한미 연합군의 대응 속도가 엄청나게 느려져 북한군의 전쟁의지를 초기에 꺾을 수 없을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한강 이북 잔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10 화력여단은 병력 2천여명과 다연장로켓(MLRS),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장사거리 유도형 다연장로켓(G-MLRS)탄약, 대포병 탐지레이더(AN/TPQ-36·37), 신형 M1에이브럼스 전차, B2브래들리 장갑차 등의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210 화력여단은 '인계철선' 역할을 하면서 막강한 화력으로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비해 정부는 전시작전권 반환 연기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전작권 협상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판단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5년 말로 예정됐던 전작권 전환시기를 5∼8년 뒤로 미뤄 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하면서 미국 측의 요구를 무시할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상처를 남기며 도출한 평택 이전에 대한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다.

외교 관계자는 "정부가 전작권 반환 시기 연장을 미국측에 부탁하는 반환협상을 하면서 미국측의 요구를 무시할 수 많도 없는 상황인데 무엇보다 큰 희생을 치르며 약속한 미군기지 평택이전 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