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슬롯머신업게의 대부로 불린 정덕일 씨가 15일 사망했다. 향년 66세.

평소 지병을 앓아온 정씨는 자택에서 갑자기 호흡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정씨는 서울올림픽 이후 1990년대 들어 슬롯머신업계를 형 정덕진 씨와 경영하며 돈을 긁어모았다.

하지만 슬로머신 사업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다가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1993년 5월 형 정덕진씨와 함께 검찰의 첫번째 사정 대상에 올라 형사처벌을 받았다.

정씨는 제주도 모 호텔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며 카지노의 대부로 불렸으나 이후 잇단 사업실패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였던 홍준표 경남지사는 정씨 형제와 함께 5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의원을 구속수사하며 주목을 받았다. 홍 지사는 또 정씨 형제로부터 뇌물을 받은 당시 최연소 검사장이 된 이건개 고등검사장도 함께 구속시켜 평검사가 검찰 간부를 구속시켜 국민적 지지를 받았고 야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후 정씨 사건은 SBS에서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로 됐다. 당시 모래시계는 광주항쟁과 슬롯머신, 권력의 세계를 함께 다루며 드라마 방영시간대에는 일찍 귀가하는 시민들로 거리가 한산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고현정과 박상원, 최민수는 이 프로그램 출연으로 스타반열에 올랐고 최민수는 검사역인 박상원에게 "나 떨고 있니"라는 대사로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