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관들이 일주일에 1000만원이 넘는 혈세를 탕진하며 호화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에게 헌법재판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헌법재판연구관 6명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해외 연수에 쓴 비용은 6,100만원에 달한다.

연구관들은 평균 7일 동안 연수를 떠나 이동 일수를 뺀 연수기간 4~5일 동안 1인당 평균 1000만여원을 사용하고 전체 연수비의 30~40%에 달하는 300~400만원을 체제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각각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호주, 브라질로 연수를 다녀왔다. 주요 일정은 주로 해당 국가의 법원을 견학하고 주요 대학교 법과대학을 방문하는 등 평범한 일정으로 구성됐다.

연수를 다녀온 연구관들이 제출한 보고서는 더욱 기가 막힌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이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작성한 보고서는 대부분 2페이지에 그쳤고, 일부는 출장 보고서에 일정표만 적어놓았거나 견학 내용 또는 방문소감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실 측은 "특히 (연구관들의) 보고서 중 3건은 90%가 유사해 한 사람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밝히고 있는 '외국의 선진 헌법재판제도를 체험하고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연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질타했다.

연임헌법재판연구관 해외연수 제도는 헌법재판소가 10년 이상 근무한 연구관들에게 외국 선진 헌법재판제도를 체험하고 연구할 기회를 제공, 전문능력을 강화하고 장기 근속하라고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말 도입된 것이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소로부터 '연임헌법재판연구관 해외연수 현황', '연수를 다녀온 연구관들의 보고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며 헌법재판소가 직원들이 장기 근속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연구를 하라고 한 것이 외유성 연수로 전락해 혈세를 펑펑 쓴다는 것은 국민을 졸로 보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혈세를 탕진하는 외유성 해외연수 사업을 즉각적으로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