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고통 겪는다 해도 미래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17 합의 위반이라는 지적과 외환은행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연내합병 의지를 거듭 밝혔다.

최근 두 은행의 행장이 조기합병을 공식 선언한데 이어 조기합병을 선언한데 이어 그룹의 수장이 다시한번 재천명한 것이다.

김정태 회장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드림소사이어티 행사에 참석해 "올해 안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회장으로서 (통합을) 미루는 것은 조직에 대한 배임, 주주에 대한 배임, 사회와 직원에 대한 배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하나금융 내 임직원 370여명을 대상으로 한달에 한번씩 여는 강연행사다.

김 회장은 2.17 합의 위반 논란에 대해 "(외환은행의 5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2.17 합의를 바꾸려고 한 것은 금융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해 안으로 통합을 해야 내년에 전산통합을 거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제 계좌이동제가 곧 시작되는 만큼 통합을 통해 고객 수를 늘려야 한다"면서 "당장 고통을 겪는다 하더라도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내 진정성을 알릴 수 있다면 직원들과 공개토론회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오는 2016년 도입 예정인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예금계좌를 타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와 연결된 공과금·급여 이체 등 각종 거래가 자동으로 옮겨지는 제도다.

김 회장은 계좌이동제를 통해 은행 간 고객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통해 점포 수를 늘려 고객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더 이상 이렇게 가면 하나금융그룹은 물론 외환은행 역시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렇기에 이제는 전략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서로의 장점을 알고 조기통합으로 시너지를 낼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연간 3,121억원(비용절감 2692억원, 수익증대 42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 내 임직원과의 소통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일 하나·외환은행장이 서로 통합 선언식을 했는데 직원들과 소통하고 노조와 충분히 협의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이날 예정된 이사회를 연기했었다"면서 "우리는 갈등보다 화합이 중요했고, 그런 만큼 이제 직원들도 경영진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