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 46일째인 28일 단식을 중단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김씨가 입원한 서울 동대문구 시립 동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오씨는 유일하게 남은 딸 유나와 모친 등 가족을 위해, 유가족들의 요청과 국민의 염원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며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7월 14일부터 46일째 단식을 이어왔다. 그의 단식중단 결정은 김씨의 건강을 우려한 주변 사람들의 설득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입원한 후 둘째 딸 유나 양은 병실을 찾아 음식을 다시 들도록 간청했으며, 주치의 이보라씨를 비롯한 가족대책위 관계자들도 지속적으로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중단을 설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단식사실을 알지 못했던 노모가 지난 22일 입원 소식을 접하고 김씨를 만류하다가 건강이 나빠진 것도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란 관측이다.

가족대책위는 "언니를 잃고 아빠에 대한 허위, 비방성 의혹 제기로 사생활까지 위협받는 둘째 유나가 아빠까지 잘못될까 봐 매우 걱정하며 단식 중단을 간청했다"며 "시골의 노모도 그 사실을 알고 계속 우시며 막내아들인 김영오씨를 만류하다가 과거 수술 부위가 안 좋아지는 등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광화문 농성장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검진 결과 장기간 단식에 따른 저혈압·저혈당을 보였다.

하지만 김씨는 입원 후에도 단식을 이어가 포도당·비타민 등이 포함된 수액 주사 치료를 받아 왔다.

특히, 수사권과 기소권을 두고 여야 등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상황에서 투쟁이 장기화할 수도 있는 만큼, 단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각계에서 많은 국민이 '동조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단식 중단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27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대책위와 만나며 앞으로도 만남을 갖기로 한 것이 효과를 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가족대책위는 이와관련 새누리당의 노력이 단식중단에 도움을 줬을 것이란 시각에 대해 단연코 부인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마치 새누리당이 유가족을 만나 대화를 해 진전이 있었고, 그래서 유민 아빠가 단식을 풀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와 유가족을 정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입장을 철회하거나 사과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이) 우리 가족과 대화하는 것이 진심 어린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을 하고 대화도 중단할 수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