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위원장 신제윤)가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 분할을 최종 승인해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위의 이번 승인은 하나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추진을 인정한 것이어서 하나금융지주를 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과의 조기합병 추진 선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할 지 금융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카드분할 승인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에 은행 합병 과정에서도 금융위와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노조가 합의한 조기합병 미추진에 대해서도 입장을 뒤집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낳고 있다.

금융위의 외환카드 분할 최종 승인과 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는 승인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승인은 오직 하나금융지주만을 위한 특혜성 조치로, 외환은행 전 직원의 엄중한 투쟁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금융권과 외환은행 노조 등에 따르면 외환카드 분할을 하나SK카드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주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추진도 기저에 깔려있다. 

하나SK카드는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신용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자본금이 약 7,000억원이었다.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자산 3조원 규모의 알짜배기 흑자사업인 외환카드를 한 푼의 대가도 없이 하나지주로 무상 이전하면서 6,400억원의 자본금까지 뜯겨야 하는 처지다.

부실한 하나SK카드를 위해 우량을 희생시키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격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외환은행 노조 김보헌 전문위원은 "하나SK카드의 부실해결을 위해 외환은행의 건전성과 영업력, 수익력은 엄청난 타격이 입게 되는 것이 바로 외환카드 분할의 결과이며, 금융위는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인적, 물적 자산을 훼손하는 행위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하나지주의 카드사업 경영실패를 덮어주려고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직원 및 고객 권익을 희생시킨 조치가 하나지주에 대한 특혜가 아니면 무엇이 특혜냐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이런 시도는 하나금융내에서도 적지않은 반대가 나오고 있다.

하나SK카드는 하나금융지주의 움직임에 기존에 없던 하나SK카드 노조까지 만들어졌다. 외환카드 분할에 이어 하나SK카드와 합병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리한 합병과정에서 적지않은 병폐가 드러날 수있다는 우려에서다.

하나SK카드 직원들은 양측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적지않은 인원들이 쫓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칫 하나금융지주의 합병전략이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SK카드 노조의 동시다발적인 반대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쟁의행위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1990년대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은행 통폐합 구조조정과정에서 금융권 노조의 파업 사태 이후 은행경영진의 인위적 합병추진이 파행의 불씨로 될 것이란 성급한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다음달 초 총파업 투쟁과 연계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