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변햇어요 ~ " 동대문 노점상인들이 동대문 경찰기동대 뒷 담벼락을 따라 서울시 중구청이 조성해놓은 가로 화단에 화초가 죽은 채로 관리가 되지 않아 흙만 남아 잇어 흉물로 전락하자 상인들이 자비로 조경수를 구입해 식재했다. 화단에 심어진 나무들로 인해 푸른 빛이 선명해 싱그러운 생동감을 주고 있다.

동대문노점상인회가 25일 동대문 경찰기동대 담 주변 화단에 나무심기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상인들이 노점을 펴고 장사를 시작하기 전 틈을 이용해 각자가 장사를 하는 위치별로 분담해 심었다.

상인들이 화단을 가꾼 곳은 자신들이 노점 장사를 하는 생계터전으로 중구청이 기동대 뒷쪽 담벼락에 붙여 만든 화단 30여m 구간이다.

국가와 공공도로를 사용하는 만큼 솔선해 자비를 들여 시민들을 위해 작지만 푸르른 화단을 만들고자 하는 뜻에서 이뤄졌다.

 노점상인들이 심은 묘목은 회양목으로 상인들이 한그루당 1500원에 모두 100그루를 남양주시 묘목원에서 구입했다.

상인회 한 회원 노점상은 "그동안 장사해 먹고살기 바빠 화단을 가꾸고자하는 마음이 있어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번에 모두가 십시일반 나무값을 내 묘목을 구입해 심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노점상인은 "각자 하루벌어 먹고살기에 바빠 서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나 기회가 적었는데 이렇게 함께 나무를 심어 작은 공간이나마 손수 꾸며 오가는 시민들에게 쾌적함을 줄 수 있다면 보람있는 일 아니겠느냐"며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쾌적한 거리와 상거래질서를 세워나가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구청에서 가꾼 화단이 노점상인들이 쉬는 날인 토요일과 일요일 낮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소변등을 누면서 화초가 고사했다며 이번 나무심기 이후에는 토, 일요일 장사하는 상인들에게 질서유지인을 지명해 화단이 잘 보호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동대문노점상인회는 앞으로도 화단 조성 뿐 아니라 중구 관내 소외된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을 찾아 록 각자가 팔고 있는 물품들을 성의껏 모아 따뜻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상인회는 지난 1월 구정을 앞두고 신당동의 한 교회를 찾아 겨울 방한의류와 신발을 비롯해 100만원 상당의 성금을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