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분이 신청한 건 처음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수화기 너머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듣자 슬그머니 미소가 피어올랐다.

칫, 고백하는데 남녀가 따로있나?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명소로 소문난 그곳에서 남자친구에게 내맘을 전하기로 결심했다.

드디어 거사(?) 당일.
대학로에서 (연극)공연을 보고 인사동을 거쳐 도착한 청계천.
우리가 닿자마자 청혼의 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가수처럼 생글거리며 노래부르고 멋진 춤을 추는 내 모습이 짠~ 하고 흘러나왔다.

이어진 나의 고백.
"마음 착하고 든든한 당신을 나의 평생 연인으로 임명합니다"
내 손을 꼭 잡고 있던 남자친구는 그 순간 무릎을 꿇고 눈부시게 하얀 반지를 끼워주엇다.

주위에서 격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지금 우리는 갓난아기를 둔 행복한 초보 부부다.

그날, 청계천의 강한 사랑 에너지가 내게 고백의 용기를 준 것처럼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가진 행복한 도시 서울. 이 도시에서 또 어떤 이야기 꽃이 피어날 지 문득 궁금해진다.

<잊지못할 나의 서울 이야기> 공모전 수상작 이규인씨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