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부는 11일 정연주 전사장이 KBS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2003년 6월 KBS 사장으로 임명된 정 전사장은 2008년 8월 부실경영 등에 책임이 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이사회가 해임 제청을 결정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해임 직후 검찰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정 전사장을 기소했으나 지난 1월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정 전사장이 해임처분은 무효라며 청구한 행정소송도 지난해 2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정 전사장은 2012년 8월 "KBS 사장직에서 강제 해임돼 형사소송과 행정소송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해임 처분에 불법성은 없다"면서도 "KBS는 정 전사장에게 해임으로 받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을 포함한 총 2억791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 전사장에 대한 해임 사유가 대부분 인정돼 무효로 보기는 어렵지만 해임처분 무효 소송에서 승소, 해임처분이 효력을 잃었기 때문에 KBS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불복한 KBS 측은 "2008년 8월부터 정 전사장이 근무할 수 없었던 책임은 KBS에 있지 않아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지난 1월 항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 전사장에 대한 해임은 취소 판결이 확정돼 소급하여 효력을 잃고, KBS와의 계약은 잔여임기 동안 존속한다"며 KBS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대통령의 위법한 해임처분으로 정 전사장은 잔여임기 동안 근무할 수 없었고, 이는 KBS 측의 책임이 있는 사유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