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중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단식농성에 동참, 합류했다.

정 상임고문은 10일 오후 광화문 세종로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정 상임고문은 태풍 할롱과 북쪽에서 내려온 찬 기압이 만나 대기불안으로 서울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차가운 가운데 단식에 동참했다.

정 고문은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대해 재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고문은 지난 7일(목) 박 원내대표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 내용을 양보하며 13일 처리키로 합의하자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고문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10일 광화문 단식현장에서 한수진의 SBS전망대와 인터뷰를 갖고 편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 "당이 민심 앞에서 침몰 직전의 난파선 같은 입장이 되어 버렸다. 7.30 패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방향을 지금 잘못 잡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난파선인 당을 구하려면 민심을 등에 업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당원과 지지자들의 힘을 모아야 하는데 특별법 합의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등 돌리게 했기 때문에 이제 당이 정말로 벼랑 끝에 선 입장이 되었다. 그래서 당을 다시 살리려면 이것을 무효화하고 다시 재협상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그런 절박감에서 호소도 하고 편지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정 고문은 세월호특별법은 하나 주고 하나 받고 하는 흥정의 대상,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진실을 알자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또 왜 그렇게 한 사람도 못 살렸는지, 그리고 왜 그 뒤에 은폐 작업 같은 것들이 이루어졌는지, 이것을 낱낱이 밝혀내야 그 다음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가능하지 않겠나. 이것이 본질인데 이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상임고문은 박 원내대표에게 잘못가고 있다고 애정이 담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정 상임고문은 "저는 박영선 대표가 인간관계라든지 박영선 대표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는 누구보다도 앞선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잘못 가고 있는 것을, 저는 분명히 잘못 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을 닮지 말고, 잘못한 걸 그냥 밀어붙이는 게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이라면 박영선 대표는 국민이 아니라고 말하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그것이 오히려 민주적인 지도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를 정치에 입문시킨 선후배 사이로 각별한 선후배 사이다.

정 상임고문은 "지금으로서는 당 내에서 박영선 대표만큼 기대를 모으고 또 이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포함해서 당을 난파선 상태에서 구할 수 있는 적임자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지금이라도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 했듯이 회군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몸소 세월호 유족 단식농성 대열에도 함께 동참했다. 그는 동참 이유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분노해하시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고 왔다"며 "어젯밤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자면서 좀 비가 와서 추웠지만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학년 10반 김유민 군의 아버지인 김영오 선생이 오늘 29일째 단식인데. 정말 초인적인 의지력이고 제가 옆에서 뵈면은 하루하루 얼굴 색깔이 안색이 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특히 어제는 새누리당 의원 한 사람이 단식하는 분을 모욕하는, 폄하하는 이야기를 해서 이 분이 검진조차도 거부하는 그런 사태가 있어서 좀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정 상임고문은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의 책임도 거론했다. 정 상임고문은 "셰월호 특별법의 책임은 박 대통령인데 구경꾼으로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