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비상체제로 돌입했다.

새정치연합은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박영선 원내대표(54)를 선출했다.

비대위는 7.30 재보선 패배로 위기를 맞은 당을 수습하고 지도부를 선출할 차기 전당대회 때까지 당 혁신을 이끌게된다.

비대위원장에는 박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5월 원내대표 당선된 지 3개월만에 제1야당을 실질적으로 이끌 최고자리에 올랐다.

박영선 비대위가 위기에 빠진 제1야당을 선거패배 후유증을 벗어나 당을 쇄신, 새롭게 할 수 있을 지 지도력이 요구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수락연설 도중 눈물을 흘려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말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지만 대다수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에 받아들인다"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엄중한 책임을 피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의총 직후 "우리 모두 '무당무사(無黨無私·당이 없으면 개인도 없다)' 정신으로 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불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 방향, 혁신 대책 등에 대한 의견 수렴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당내·외 인사를 적절히 안배해 구성하기로 했다.

'박영선 비대위'는 재·보선 패배 후 존폐의 기로에 몰린 당을 추스리는 게 가장 급선무다. 당장 재·보선 패배 평가부터 지역위원장 선정, 중앙위·당무위 구성 등 당 조직을 재건해야 한다.

또 내년 2월 초 열릴 차기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고질적인 계파 갈등 해소와 기득권 타파를 위한 제도적·인적 쇄신 등 문제가 현실로 산적해 있다. 처리하지 못한 채 여야간 대치하고 있
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여당에 빼앗긴 국정 주도권과 국정동반자 위상 회복,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대여관계 정립 등 박 비대위원
장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만큼 비대위는 그 어느때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유일하게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통성있는 리더십도 지녔다.

그렇다고 순항을 확신하긴 어렵다. 원내 관계자는 "답 없는 숙제를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연달아 선거에 패배하고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에 비해 턱없이 낮아 당의 존재감이 취약하다.

새정치연합은 대선 패배 후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로 혁신위원회, 대선평가위원회 등을 뒀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채 당 혁신이 흐지부지됐다.

초재선 의원과 다선 의원간 인적쇄신을 둘러싼 갈등도 예상된다.
당내 초·재선 그룹인 '더 좋은 미래'는 이날 모임에서 "당 개혁이 성과를 내려면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사람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박지원 의원은 "노장층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고 정세균 의원은 "일률적으로 이야기할 일은 아니다"고 다른 의견을 보였다.

정기국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박영선 비대위'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질 공산이 크다.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자마자 신계륜·김재윤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 문제도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