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천과정을 보면 지난 4.12 19대 총선을 앞두고 초토화, 전멸될 뻔했던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대위체제로 백척간두에 내몰리자 당명까지 바꿔가며 한번만 기회를 달라며 기사회생했던 기억을 까마득하게 잊은 지 오래다.

세월호 민심으로 폭발했던 국민적 분노마저 무시한 채 구태 정치인을 돌려막기하는 등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태연하게 자행됐다.

결국 선거때마다 박심 마케팅으로 목숨만 부지하려는 감언이설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섰다가 심판을 받고 떨어진 뒤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 사람을 갖다세우는 촌극도 벌어졌다.

공천을 한 당이나 그것을 받아든 사람이나 뜨거운 여름 소록도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문수 지사와 너무나 딴판이다.

더구나 공천자를 받아든 사람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식 개최로 논란이 한창이던 때 2004년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당시 신라호텔)에 참가했다가 정신대 할머니들이 참가하지 말아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던 것으러 드러나 아무것도 모른 채 참석했다는 거짓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난 장본인이다.

십수년을 지역민과 호흡하며 꿈을 키워온 이를 정치적 도의마저 팽개친 채 낙하산 공천을 해내는 사례도 여전했다.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정의와 민주주의, 통일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져온 전대협 우정마저 금이 가도록 한 비정의 정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축소 수사 압력을 폭로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경찰 상부의 정보조치, 승진누락, 법원판결 등 실망스런 국가조직과 사법부의 불신자초 등 현실의 벽에 부닥쳐 경찰복을 벗어던진 사람을 기다렸다는 듯 공천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런 것이 새정치라고 자라나는 새싹에게 알려주기에는 민망하다.

후보들의 참신성도 대부분 떨어진다. 철저한 국가조직에서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경찰출신이나 정치권에 맡겨둘 수 없어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 나선 해고노동자 등 일부를 제외하면 광역단체장이나 대통령선거에 나갔던 인사들을 연고도 없는 곳에 넙죽넙죽 공천장을 받아들고 나와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그x이 그x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정치판으로 더구나 한창 휴가철에 치러지는데 세월호 민심을 투표장으로 불러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