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의 인력효율화를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원협회(이하 의원협)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인력 효율화에 대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유보적 태도를 비판하고 건보공단 직장노조(한국노총계열)와 공공연맹 사회보험노조지부(민주노총계열) 등의 구조조정 반대 주장을 반박했다.

협회는 이어 "1만2000여명에 이르는 공단인력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느냐"며 "남아도는 인력으로 현지조사권과 심사권 넘보지 말고 처절한 반성과 구조조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공단의 방만 운영을 비판했다.

협회는 그러면서 "과잉인력을 신용평가기관 등에 외주를 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업무와 인력효율화 필요성을 위한 근거로 우선 체납징수의 낮은 전문성과 비효율성을 들고 있다.

협회는 2013년 말 현재 건강보험료 누적체납액은 2조3,718억원이며, 지역가입자 중 6개월 이상 장기체납자가 전체의 20%인 156만세대다.

이를 두고 협회 측은 "일반 민간기업 같았으면 문책이나 징계를 당할 수치"라며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의원협회는 이어 '노조가 체납자의 62.7%가 생계형 체납자'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징수 주체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준조세 형식의 건강보혐료 체납을 형평성 없이 관리하는 것은 무능과 업무태만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62.7%가 생계형 체납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체납을 독촉하면 생계가 어려운 서민들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 주장대로 신용평가기관에 위탁하게 되면 실적주의에 매여 수당을 중시하는 신용평가업체 직원들의 과잉 행동에 따른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원협회는 공단의 방만경영도 지적했다.

협회 측은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 건강보험제도 관리운영비 보고서를 인용해 2000~2007년 동안의 우리나라 공보험 관리운영비가 전체 보험지출액의 3.4~5.0%로 일본(2.7~3.2%), 대만(2.0~2.3%) 등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만의 건강보험 관리운영비는 세계에서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관리조직을 참고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공단의 1만2000여명의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