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댓글 개입 사건 수사 윗선 개입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7.30 보궐선거에서 광주시 광산을 선거구에 전략공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9일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로써 새정연은 전략지역인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정무부시장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축소수사 압력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투톱 전략을 택했다.

박원순 키즈로 첫 단추를 꿴 뒤 권은희 카드로 전략공천의 마무리하며 공천작업을 마무리했다.  새정연은 전날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역구였던 수원병 선거구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배치했다.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는 권은희 전 과장이 동작경찰서에서 사표를 내자마자 지인을 통해 메신저 역할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민심도 권은희 출마를 권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주부터 '권은희 카드'를 본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취약한 기반을 외부 영입을 통해 친노세력을 견제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김 대표는 권 전 과장과 친분이 있는 당내 인사를 '메신저'로 해 꾸준히 의사타진을 벌이며 사전 정지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광산을에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의 공천 배제 방침과 역시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던 기 전 부시장의 동작을 차출, 광산을의 전략공천 지역 전환 등 일련의 과정이 권 전 과장 영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새정연은 전날까지만해도  권 전 과장이 '확답'을 미루면서 광산을 공천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날 밤 김 대표와 통화에서  "당에서 함께 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권 전 과장이 긍정적 의향을 내비면서 영입론이 다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권 전 과장이 전화통화를 통해 김 대표에게 "피하지 않겠다"고 수락했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하지만 '권은희 카드'가 수도권에 미칠 영향을 두고서는 당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영입은 국정원 대선댓글 개입 수사와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축소수사 외압의혹 재판을 보면서 권 전 과장을 영입한 것은 살아있는 권력앞에 시녀로 전락해가는 사법부에 대한 심판대이자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당내 논란이 가열되면서 수도권 선거에 미칠 '역풍'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권 전 과장이 벌여온 '국정원 싸움'의 진정성이 왜곡되는 한편으로 여권의 집중공세로 자칫 '대선 불복 프레임'의 굴레에 또다시 갇히면서 보수 진영의 결집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유기홍 수석 대변인은 "지도부가 권 전 과장과 첫 통화를 한 건 어제"라며 권 전 과장 영입이 '준비된 카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 전 과장으로서도 경찰복을 벗으면서 "출마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한 '사직의 변'을 열흘만에 번복하는 결과가 됐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조경태 최고위원 등 3명의 최고위원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의 전병전 의원은 트위터글에서 "신의를 저버린 '동작을', 정의로운 증언의 가치를 반감시킨 광산을"이라며 "이번 전략공천은 본격적으로 링 위에 올라가기도 전에 심각한 내상을 입게 만든 '최악의 전략'이 됐다"고 지도부를 꼬집었다.

홍익표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두 대표를 향해 "의표를 찌르는 묘수와 능수능란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비꼬았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전략공천에 따른 결과 보수층이 결집하고 역풍이 불어 패한다면 두 공동대표는 책임을 지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당장 공격했다. 권은희 전 과장이 재보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것이냐며 사전 교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