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4대강 사업. 퇴임한 지 1년여만에 후유증이 드러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수자원공사가 진 빚을 세금으로 갚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토부는 1일 수자원공사의 부채 원금을 갚기 위해서 내년도 예산안에 800억원을 반영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22조원이란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다.

정부 부처는 국토부가 7조4000억원, 환경부 3조8000억원, 농림축산식품부 2조9000억원씩 분담했고 사업주관기관인 수자원공사가 7조9000억원을 조달했다.

문제는 재정상태도 불량한 수자원공사가 당시 정부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채 빚을 내 조달한데서 발생했다.

4대강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산하기관 관계에 있는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 당시 환경과 재원조달 방법에 대한 우려와 반대 여론이 비등하자 갖가지 핑계를 대가며 사업을 추진했다.

정부가 이자만 지원해주고, 원금은 개발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장담한 것이다. 하지만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자력으로 부채를 갚을 수 없게 되자 수자원공사는 자체해결은 하지 않고 슬그머니 정부에 손을 벌리고 나섰다.

실제로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은 '에코델타' 사업이 전부고, 이마저도 수익이 나려면 10년은 더 걸릴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대강 사업이 실패로 드러났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치행위를 빙자해 4대강 사업을 강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수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세빛두둥섬이나 DDP(등대문디지털프라자) 건설 등에 시민 혈세를 낭비해 서울시 재정이 어려워지자 오세훈 전 시장에게 돈을 받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처럼 이명박 전 대통령과 4대강 사업 과정에서 담합과 부실공사 등으로 돈을 챙긴 건설업체들로부터 돈을 방아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토부는 아직 정부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세금 투입이 불가피해 보이면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앞서 '4대강 조사위원회'와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 등 4대강 사업 책임자 58명을 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피고발인들은 4대강 사업이라 속인 채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사업을 강행했고 그 과정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 비리까지 자행됐다"며 "국민고발인단 3만 9,000여명의 이름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부처 장관, 핵심 부처인 국토부 책임자, 한국수자원공사 임원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