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 공무원이 70대 브로커와 짜고 불법 건축물 증축을 묵인해주는 댓가로 뒷돈을 받아오다 18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불법건축물 증축 사진을 너무 표시가 난다며 다시 위조해가지고 오라고 가르쳐주는 자상함까지 베푼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광역수사대는 2010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4년 넘게 불법건축물 439건에 대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뇌물을 받은 중구청 주택과 출신 공무원 18명과 이들에게 돈을 건넨 건축주 31명을 검거해 조사 중이다.

이 중 중구청 7급 공무원 이모(53)씨와 김모(47)씨, 브로커 임모(74)씨는 뇌물수수 및 공여 혐의로 25일 구속됐다.

브로커 임씨는 건축주들로부터 받은 4억8000만원 중 1억 4600만원을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불법건축물을 임시로 철거해 사진을 찍고난 뒤 다시 복구하는 것을 용인하거나 위반건축물 목록에서 임의로 누락시켜 불법증축을 하도록 했다.

임씨가 불법으로 증.개축한 건물 사진을 포토샵 작업으로 정상건물로 위조해 가져오면 "너무 가짜 느낌이 난다. 다시 위조해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공무원의 불법으로 증축된 불법건축물은 안전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중구 관내 한 공장은 공무원 등에게 돈을 건네고 2층을 불법증축했는데 1층이 2층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해 붕괴되면서 인부 2명이 부상했다.

또 작년 6월에는 흥인시장에서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불법건축물에 불이 붙어 상가 10여채가 타고 2명이 부상했다.

중부소방서는 중구청에 수차례 무단증축을 통보하고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중구청은 시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뇌물수수혐의가 드러난 공무원은 구속자 2명 등 8명이다. ㄱㅇ찰은 허위공결재와 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10명에 대해 금품수수 여부를 추가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공무원들이 관례적으로 불법을 무마해줬다며 민관 불법유착 행위는 철저하게 추적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