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카드를 사실상 접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8일 중앙아시아 3국 순방후 귀국하는 21일까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를 (전자)결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로 출발하기 직전 대통령전용기 내에서 "총리와 장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귀국해서 여러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재기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순방중에는 중요한 외교적, 경제적 이슈에 집중하기 위해 재가를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안전행정부는 17일(월요일) 문 후보 총리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서류준비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하루 늦춰져 18일 제출할 예정이었다. 18일이 되자 박 대통령은귀국한 뒤로 임명안 재가를 미뤘다.

청와대 주변에선 박 대통령이 임명안 재가를 거부한 것으로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마지막 배려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윤선 정무수석으로부터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고받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들도 여당지도부가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인준 표결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해온 이상 통과가 어려워진 임명동의안을 재가할 경우 부담이 커질 것이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 일부 초선의원에 이어 17일(월) 친박 실세인 서청원 의원까지 국민의 뜻과 문 후보의 자성필요를 거론하며 사실상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장관임명동의안 제출도 귀국 이후로 보류했다. 총리후보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임명동의안만 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문 후보자는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출근해 청문회 준비를 하고 퇴근하기 위해 나서며 "진전된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자신의 칼럼집에 나온 독도 발언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다른 칼럼도 읽어보고 질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