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는 무엇을 남겼는가?

제6회 지방선거가 세월호 대참사가 벌어진 암울한 분위기속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치러졌다. 집권 새누리당은 창당 이래 최악의 악재 속에서 공약과 정책경쟁을 포기하고 ‘박근혜를 도와 달라’ 는 앵벌이 반성 프레임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고 결과는 대성공 이었다.

한편 민주당은 안철수와 창당한 ‘새천년 민주연합’ 으로 최대의 호재를 업고 석권을 노렸지만 충청권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석권한 반면 인천시장을 잃었고, 따놓은 당상 이나 다름 없었던 경기도지사를 놓치며 결과적으로는 참패로 규정 받을 만큼 패배하고 말았다.

진보정당들은 종북공세와 분당으로 이어지며 기성언론의 외면과 왜곡 편파보도를 당하는 위기 속에서도 전국지지율 10%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광역과 기초단체 의원 37명을 당선 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동시에 치러진 전국 교육감 선거는 전교조 출신들 후보들과 혁신교육 정책을 내놓은 진보학자들이 전국 17개 지역 중 13개 지역을 석권하면서 압승했다. 투표율은 지난 총선과 대선보다는 낮았으나 지방선거 사상 15년만에 최고의 투표율 이라던 5회 지방선거 54.4% 보다는 2.4% 늘어난 56.8% 를 기록했지만 수도권과 2-30대의 청장년층 유권자의 투표율은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로 실망을 남겼다.

선거쟁점은 세월호 대참사에 파묻혔고 오히려 국가안전의 책임을 놓고 죄인이 된 정치권은 숨죽여야 했다.

덕분에 선거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치러지며 선거혁신의 계기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서 끊임없이 제기된 국정원 댓글 선거개입사건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으로 정쟁과 여론이 들끓은 가운데 세월호 대참사까지 겹친 선거 국면에서 교육감선거는 참패라고 하지만 새누리당이 거둔 성과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전통야당 민주당이 60년 간판을 떼어내고 안철수 신흥 정치세력과 창당한 ‘새정치민주연합’ 은 창당과정에서 5.18과 6.10 항쟁등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전문을 놓고 격돌하고 불행했던 과거 역사의 주역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내홍을 겪으며 당의 이미지가 실추하고 기초공천제 포기여부를 놓고도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참패라고 할 수도 없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정당은 재판중인 이석기 내란혐의 파문으로 야당은 물론 같은 진영 내에서도 비난과 저주를 받았던 ‘통합진보당’ 이다.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도 피해를 봤다고는 하지만 비난에 가세하며 무죄추정원칙의 민주의식을 저버린 행동에 따른 자업자득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각종 경제 지표들이 최악의 상태를 나타내며 기층(민중)들의 고통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현실 속 에서도 매우 실천적이고 친 민중적인 정책을 제시한 진보정당들이 선택되지 않고 기성정당에 매몰된 선거의 행태를 유지하는 기층(민중)들이 각성하지 않는 선거태도를 유지하면서 비극적인 현실이 타개 될 것이라 기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양심 없는 행동이다.

세월호 대참사의 국면에서도 집권 정치권에게 반성과 각성을 촉구하지도 않으면서 끊임없는 패착으로 일관하는 어용야당에게 표를 던지는 건 세상을 정의와 민주주의로 성장 하는 것에 동의하는 기성세대들이 취해야할 행동이 아니라는 반증은 그러한 우민적인 행위덕택으로 성장해 상층부에 머물며 부패한 마피아 세력이 ‘국가 안전’을 방치하여 벌어진 사건이 바로 ‘세월호 대참사’ 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치혁신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한 진보정당들도 깊이 뿌리박힌 낡은 정파적 갈등을 걷어내야 대중으로부터 살아 남을 수 있다. 기성언론과 정경유착 기성정당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부당함에 항의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현장을 파고 들어 좀 더 다양한 사회적 과제를 발굴하고 실천하는 과감한 활동이 요구된다.

이번 세월호 대참사 현장에서 혹여 정치적인 의혹이 두려워 신분을 숨기고 묵묵히 유족을 돕고 감동을 선사한 ‘진보당’ 의 실천적인 활동은 매우 잘한 일로 평가된다. 기성언론이나 대안 언론 조차도 보도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SNS등을 통해 알려져 5%대의 지지를 받는데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도 선거일정이 계속된다. 당장 7월30일 대대적인 재보궐 선거가 이어지고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 기다린다. 과거의 연장이냐 미래를 향한 진보냐,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선거다.

남북분단의 모순적 조건에서 세계가 부러워 했던 각종 교류와 협력이 단절되고 외세에 기댄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가 재현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선 사회 모든 조건이 나아지기를 기대 할 수 없다.

박근혜 정권의 의기를 ‘세월호 대참사’ 를 계기로 말 그대로 ‘적폐’ 를 들어내고 국가개조 차원의 혁신이 과연 이뤄 질 것인지 기대를 해본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봐 온 바로는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세월호 대참사’ 로 희생된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고 명복을 빈다면 오늘을 사는 진보진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반성하고 민중적인 삶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