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관료영입을 통해 대관로비용 안전판(?)을 기대했고 관료출신은 재취업해 높은 연봉을 챙길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고..."

퇴직관료의 관련기업 재취업과 로비창구로 이용되는 관피아의 병폐가 드러난 가운데 포스코가 명예퇴직한 산업통상부 고위관료 출신을 영입하려다 비난이 일자 급히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눈팔지 않고 본원적 철강사업에만 전념해 세게적 철강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취임때부터 의지를 밝힌 권오준 포스코 회장. 그러나 취임한 지 한달여만에 관피아를 받아들이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역시 관료집단과 밀착된 구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게됐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관계의 관피아 척결이 국가개조의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의 시금석은 독립경영 의지에서 시작된다.

권오준 신임 회장이 정치권 영향을 받지 않고 선출돼 변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지만 곧바로 관련 중앙부처 관료를 영입하려 했다는 점에서 포스코가 정관계와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음을 또다시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퇴직관료 15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심사를 열고 포스코 취업예정자인 전 산업부 국장 정모씨 등 12명의 취업을 승인했다.

정씨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불과 2달 전인 4월23일자로 명예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이원회 11명 중 회의 참석자는 8명으로 정 전 국장의 퇴직전 업무와 포스코에서 맡을 예정인 직위 및 직무관련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려 표결을 했다.

표결로 취업제한을 결정하려면 참석자의 과반수(5명)가 취업불허 의견을 내야하지만 허용과 제한이 반반씩 같아 취업심사를 통과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전 5년간 소속부서와 취업예정 기관사이에 직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세월호 참사 대국민사과 담화에서 관피아를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을 위해 5월28일 국장급 이상 퇴직 공무원의 직무 관련성 판단기준을 소속 부서가 아닌 소속기관으로 확대하는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7월1일부터 시행된다.

안전행정부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말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김희옥)가 고위공직자 취업심사 강화 방안을 논의해 7월부터 퇴직 공직자에 대한 취업심사 결과를 전면 공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개내용은 퇴직 당시 소속 부서(기관), 직급, 취업예정업체, 직위, 취업 허가 여부 등이다.

하지만 한달만인 5월 30일 열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퇴직 공무원 12명의 취업을 승인했다. 취업 심사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산업부 출신 관피아 외 취업 승인을 받은 11명은 전 소속 부처는 물론 취업예정 업체도 알려지지 않아 11명의 관피아는 그대로 취업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서둘러 취업을 하려는 관료와 이에 이들의 역할을 기대하는 곳들이 만들어낸 꼼수다.

포스코는 논란이 되자 3일 오후 늦게 적법하게 채용절차를 진행해왔으나 국민적 우려와 사회적 정서를 감안해 채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그러나 적법성을 강조해 여전히 관피아에 대해 무감각함을 드러냈다.